'춘향전'과 연예계의 계속되는 인연..왜?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7.09.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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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드라마 '향단전'(2007년 MBC), 영화 '춘향뎐'(2000년) , 드라마 '춘향전'(1994년 KBS)의 한 장면


조선 후기의 한글소설이자 판소리계 소설인 '춘향전'에 대한 연예계의 관심이 20세기를 지나 2000년대까지도 계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MBC는 '춘향전'을 모티브 한 2부작 특집 드라마 '향단전'을 3~4일 오후 10시대에 이틀 연속 방영할 예정이다. '향단전'은 이몽룡의 사랑의 대상이 '춘향'이 아닌 '향단'이라는 설정을 내세우는 등, '춘향전'에 '심청전', '홍길동전', '장화홍련전' 등 여러 고전을 코믹하게 재조합한 드라마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 역시 '춘향전'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고전인 '춘향전'은 지난 20세기 뿐 아니라 '뉴 밀레니엄'에 들어서도, 드라마와 영화 등 각종 영상 콘텐츠로 재탄생 되는 등 여전히 연예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근래 들어서는 '춘향전'에 대한 접근 방식 역시 한층 다양화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MBC '향단전' 방영에 맞춰, 오랜 기간 영상업계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온 '춘향전'과 '연예계'의 인연을 되짚어 봤다.

▶영상업계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춘향전'='춘향전'에 먼저 주목한 것은 영화업계였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춘향전'이 처음으로 영화로 제작된 것은 무성영화 시절인 지난 1920년대이다.


이후 1930년대 발성영화로 재차 만들어졌으며, 1950~60년대에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인 조미령, 고유미, 김지미, 최은희 등이 각각 주연을 맡은 '춘향전'과 '성춘향' 등이 관객들과 만남을 가졌다.

장미희를 70~80년대 한국 영화계의 여배우 트로이카로 떠오르게 한 시발점 역시 1976년 제작된 영화 '성춘향전'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춘향전'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을 식지 않았다. '거장' 임권택 감독은 자신의 97번째 영화로 '춘향뎐'을 선택, 2000년 초 개봉했으며 그해 칸 국제 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방송계 역시 '춘향전'을 그냥 지나칠리 없었다.

1980년대 이후만 살펴 보더라도 손창민, 김혜수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춘향전'이 1988년 KBS에서 제작됐고, 6년 뒤인 94년에는 김희선과 아역 출신 탤런트 이민우가 출연했던 동명의 드라마가 역시 KBS를 통해 전파를 탔다.

또한 올 9월에는 슈퍼주니어의 최시원과 신세대 스타 서지혜가 주연으로 나선 '향단전'이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춘향전'은 사대부 집안의 도령 '이몽룡'과 기생의 딸 '성춘향'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점이, 영상업계의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이몽룡이 거지에서 암행어사로 급변하는 '극전 반전' 및 방자, 향단, 변사또, 월매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을 모두 담고 있는 등, 현재의 영상업계 종사자들이 판단해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다수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또한 2000년 들어 제작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은 영상과 판소리의 결합이 이뤄진 작품이고, 3~4일 방영될 MBC 드라마 '향단전'은 '춘향전'에 여러 고전을 조합한 코믹 퓨전 사극임을 고려할 때 '춘향전'에 대한 영상업계의 접근 방식도 한층 다양화 돼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청춘스타의 산실, '춘향전'='춘향전'과 연예계의 인연 중 빼놓을 수 없는 점은 영화 및 드라마 '춘향전'에서 주연을 맡은 연기자들이 하나 같이 당대 최고의 스타이거나, '춘향전' 출연을 통해 톱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다는 사실이다.

1950~60년대 영화 속에서 '춘향'을 연기했던 김지미, 최은희 등은 그야말로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다.

또한 지금은 '학력 논란'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1970년대 '성춘향전'에서 10대의 나이로 '춘향'을 소화했던 장미희는 이 작품 하나로 영화계와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일약 톱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장미희와 연기호흡을 맞췄던 '이몽룡' 역의 이덕화 역시 이 영화 출연으로 최고의 청춘스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계기를 확고히 마련했다.

'88 서울올림픽'에 맞춰 제작된 KBS 드라마 '춘향전'은 당시 최고의 하이틴 스타였던 김혜수와 20대를 갓 넘어선 아역 배우 출신 손창민을 각각 '성춘향'과 '이몽룡'으로 캐스팅했다.

김혜수는 '춘향전'에 출연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최고의 여배우 중 한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손창민 역시 현재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류스타' 김희선도 1994년 방영된 KBS 드라마 '춘향전'에 '춘향'으로 나서며 빼어난 마스크로 연예계와 팬들의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희선 역시 당시 여고생 신분으로 '춘향' 역을 맡았다.

2007년 9월 선보이게 될 MBC의 '향단전'도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인 슈퍼주니어의 최시원과 '신돈'에서 노국공주 역을 맡았던 20대 초반의 신세대 스타 서지혜를 각각 '이몽룡'과 '향단'으로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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