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사랑스러운 국민첫사랑의 대범한 성장기(인터뷰)①

영화 '도리화가'의 수지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11.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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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 사진=임성균 기자


배수지(21)의 선택은 절묘했다.

그의 새 영화 '도리화가'(는 판소리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시대, 소리에 대한 꿈을 꿨던 조선 최초의 여성 소리꾼 진채선의 이야기다. 배수지는 2010년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로 데뷔, 가수와 연기자로 모두 활동하며 지금에 왔다. 노래를 꿈꾸던 평범한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은 마치 가수이길 꿈꾸던 광주소녀 수지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배수지 스스로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감정이입이 어렵지 않았다"며 "연습생 때 생각도 나고, 털썩 주저앉아 울거나 속상해하던 감정들이 제가 느꼈던 감정과 흡사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2012년 첫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첫사랑에 등극한 배수지지만, 원톱 주연이나 다름없는 무게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수지는 목숨을 건 금기에 도전했던 진채선의 당찬 면모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은 느낌. 폭우 속에 10시간 동안 소리를 질러가며 열연했지만 '독하다'는 감독의 평에 그게 그럴만한 일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다. 판소리 영화의 명작 '서편제'는 의식하면 더 부담일 것 같아 그러지 않으려 했다고. 많은 배우들이 부담감을 토로하는 클로즈업은 감정이 잘 드러나니 더 좋단다.

그 당찬 도전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건 '건축학개론'의 신드롬이 그저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 사랑스러운 국민첫사랑의 대범한 성장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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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 사진=임성균 기자



-영화는 어땠나.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았다. 아쉬웠던 건 초반 얼굴이 조금 부은 것.(웃음) 순서대로 찍었는데 초반 얼굴이 많이 부었더라. 소리도 열심히 했지만 초반을 보니 많이 미숙한 게 느껴지더라.

-초반엔 메이크업도 안 한 것 같더라.

▶눈썹을 희미하게 그리긴 했다. 그런데 얼굴에 검은 칠을 너무 해서 그려도 안 보이더라. 뾰루지는 진짜 뾰루지다. 그렇게 나올 줄 예상은 했다. 하얗고 예쁘게 나오지는 못하지만 순박하고 순수하게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신기했던 게 채선이 분장을 하고 나면 걸음걸이도 말투도 달라졌다. 좀 더 순박하고 바보처럼 보여지는 것처럼, 뭔가 잘 몰입이 됐다.

-여성 소리꾼의 이야기다.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감정이입이 어렵지 않았다. 가수 준비하면서 연습생 때 생각도 나고 털썩 주저앉아 울거나 속상해하거나 그런 감정들이 제가 느꼈던 감정과 흡사했다. 내가 이건 잘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예전 기억을 떠올리려고 많이 노력했다.

-판소리와 가수의 발성은 다른데, 부담되지 않았나.

▶큰 부담이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판소리가 너무 걱정이었다. 처음에는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선 최초 여류 소리꾼이니까. 하지만 그 걱정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에 빠졌다. 캐릭터도 판소리도 도전이었는데 그냥 해보고 싶었다. 배우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구나 했다. 발성도 너무 달랐다. 판소리에 대해 잘 몰라 처음엔 더 '멘붕'이었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다 보니 목도 너무 상하고. 하지만 극중 채선이도 성장하지 않나. 처음엔 채선이도 미숙하기 때문에 부담 가지지 않고 열심히 하는 마음만 가져가려 했다.

-판소리 영화 '서편제'를 의식하지는 않았나.

▶판소리를 다룬 영화이기는 하지만 다르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저는 의식하지 않고 채선이가 되기 위해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했다. 괜히 의식하면 자신감도 없어질 것 같아 채선이처럼 당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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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 사진=임성균 기자


-판소리를 배운 게 미스에이 활동에도 도움이 되던가.

▶노래가 '공기 반 소리 반'이라면 저는 공기 쪽에 가깝다. 하지만 판소리는 소리가 200인 것 같다. 그 정도로 발성이 크고 세고 웅장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녹음할 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소리를 조금만 더'였는데 이번엔 '공기 조금만 더'였다. 판소리 하면서 달라졌나 깜짝 놀랐다. 도움이 된 것 같다. 저도 틈나면 앞으로도 더 배워보고 싶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건 폭우 속에서 소리 지르는 장면이었다. 10시간 정도 소리를 질렀다. 머리가 아프고 피가 머리로 다 쏠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구나무서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가짜로 지르면 티가 나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다른 작품보다는 이번에 더 한 발짝이라도 성장한 느낌이랄까. 감독님과도 이야기 많이 했고 옆에 스승님도 계셨다. 배우는 게 많았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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