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반지', 정체성 잃은 정루나 파멸로 종영(종합)

종영 '루비반지', 정루나 정신이상으로 파멸…정루비는 배경민과 여운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4.01.03 20:30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루비반지' 방송화면 캡처


욕망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가 결국 자신까지 잃어버리는 파멸로 끝이 났다.

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저녁 일일드라마 '루비반지'(극본 황순영·연출 전산·제작 예인 E&M) 마지막 회에서는 욕망의 화신이 파멸하는 것으로 종영했다.


이날 '루비반지' 마지막 회에서는 정루나(이소연 분)가 정루비(임정은 분)에게 끝까지 자신이 정루비라고 주장했다. 정루나는 교통사고 이후 정루비와 얼굴이 바뀌면서 운명이 뒤바뀐 자매다.

그동안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던 정루나는 자신이 파멸의 길을 걷게 된 것에 대해 정루비에게 잘못을 돌렸다. 자신이 정루비가 아닌 정루나임이 밝혀진 가운데 끝까지 자신이 정루비라고 우겼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던 정루나는 1년 후 정신병원에 있었다. 상태가 어느 정도 호전됐지만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정루나는 정신이 잠시 돌아온 때에 나인수(박광현 분)에게 "욕망이 그래, 아무리 허망한 꿈이라도 가지려는 사람에게 소중한 아주 처절한 몸부림이야. 나 정말 잘못한 걸까. 그런 걸까?"라는 말로 자신의 과오를 돌아봤다.

또한 "인수씨 정말 사랑했었어, 사랑은 없다고 했었지만 사랑은 있어"라며 나인수를 사랑했다고 고백했다.

정루나는 정루비를 언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전의 표독스러운 모습은 한결 사그라들었다.

정루비는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라고 생각하며 정루나가 그간 저질렀던 잘못을 용서했다.

정루나는 정신병원에 있는 자신을 데리러 온 정루비를 보고 "언니, 내가 잘못했어"라며 사과했다. 이에 정루비는 "우리 행복하게 살자"라는 말로 동생 정루나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루나는 이내 자신이 정루비라고 착각했다. 정루비의 인생을 부러워하고 빼앗으려 했던 욕망의 끝은 결국 자신까지 잃어버리는 파멸로 끝나고 말았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망은 있지만 과한 욕심으로 다스린다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정루나에게 속아 결혼까지 했던 배경민(김석훈 분)은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는 정루나로 살고 있는 정루비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다시 회사로 돌아와 자신이 사랑했던 정루비를 보며 애틋한 표정을 지어 두 사람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는 여운을 남겼다.

지난해 8월 19일 첫 방송된 '루비반지'는 5년 만에 부활한 KBS 2TV 일일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성격과 외모가 모두 다른 두 자매가 교통사고로 얼굴과 운명이 뒤바뀌는 이야기로 첫 방송 시청률이 7.6%(닐슨코리아 집계기준, 이하 동일기준)을 기록했다. 이후 시청률 10%대 중후반으로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당초 12월 중 종영 예정이었지만 인기에 힘입어 연장을 결정했다. 지난 1일 방송분이 시청률 24.6%를 기록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방송 초반 극중 정루비, 정루나 자매의 선악 구도 속에서 펼쳐진 갈등과 대립이 극적 재미를 더했다. 또한 후반부에는 예상치 못했던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면서 극 전개를 흥미진진하게 했다.

여기에 이소연이 정루비에서 정루나로 탈바꿈 하면서 선과 악 두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루비반지' 시청 재미를 높였다. 야망을 위해 뻔뻔하고 독해지는 정루나 캐릭터를 이유 있는 악녀로 표현해 내며 호평을 받았다.

반면 임정은은 방송 초반 악역은 제대로 소화했지만 방송 극이 중반부로 들어가면서부터 힘을 잃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정루나에서 정루비로 바뀐 임정은은 공감 있는 캐릭터로 정루비를 표현해 내지 못했다. 감정 연기의 폭이 좁아 '루비반지'의 옥에 티가 됐다.

김석훈, 박광현, 정애리 등 '루비반지'의 한 축을 이뤘던 배우들은 각각 제 몫을 톡톡히 해 내며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었다. 극 전개에 따라 적절한 감정 표현으로 '루비반지'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루비반지'는 극과 극의 캐릭터와 복수극이라는 장르로 방송 초반 잡음도 있었다. 일부 자극적인 표현도 있었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망의 결과가 파멸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무엇보다 막장의 선을 넘지 않는 작가와 연출의 절제력이 시청자들을 더욱 애타게 했다.

한편 '루비반지' 후속으로는 '천상여자'가 오는 6일부터 방송된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