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⑤'달의 몰락'이 선사한 그 풋풋한 감동

[1992~2000 다운타운차트 집중분석]1994년 3월 다섯째주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3.08.21 15:53 / 조회 : 1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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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3월 다섯째주 한국DJ클럽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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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녀는 나에게 말했지/ 탐스럽고 이쁜 저 이쁜 달/ 나랑 매일 만날 때에도/ 그녀는 나에게 말했어/ 탐스럽고 이쁜 달이 좋아/ 그녀가 좋아하던 저 달이/ 그녀가 사랑하던 저 달이/ 지네 달이 몰락하고 있네..'(김현철 '달의 몰락')

1994년 '달의 몰락'의 인기는 대단했다. 당시 가요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달의 몰락'만의 독특한 리듬과 은유 가득한 가사는 특히 젊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89년 1집 '오랜만에', 1992년 2집 '32℃ 여름', 93년 영화 '그대안의 블루' OST로 이름을 알리던 김현철은 '달의 몰락'으로 진짜 센 한방을 날렸다. 3월 다섯째주 한국DJ클럽 차트에서 김건모의 '핑계'를 누르고 마침내 1위에 올라 4주 연속 왕좌를 지킨 것. 이 곡은 93년 11월 내놓은 3집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에 3번 트랙으로 실렸다. 물론 김현철이 작사 작곡 편곡을 도맡았다. 당시 DJ클럽 차트는 김현철과 '달의 몰락'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이 해 3월, 90년 교통사고(2년간 입원) 후유증으로 인한 어깨탈골로 활동을 중단한 직후다.

"음악 관계자들은 누구라도 음악적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많은 팬들 역시 그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김현철. 89년 생소한 퓨전재즈로 주목받으며 가요계에 등단, '그대안의 블루'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현철. 그후 '달의 몰락'으로 뜨는 해와도 같이 가히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정상에 섰던 그에게 그의 인기를 시샘하듯 역경이 찾아왔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잦은 어깨 탈골을 보여오던 그가 증세가 악화, 수술이 불가피해진 것... 김현철의 성공은 음악성은 곧 대중성임을 반증한 좋은 예로 지목되는데 그의 불가피한 활동중단에도 불구, 팬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달의 몰락'은 복고풍 사운드의 작품으로 '그대안의 블루' 풍에서 탈피, 조금은 거친 듯한 사운드와 독특한 리듬, 그리고 함축적이고도 은유적인 가사는 작품을 고급스럽게 함은 물론 한번 더 음미하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한편 김현철은 당시 인터뷰에서 '달의 몰락'의 탄생과정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여름이었다. 새벽에 한강철교를 자동차로 건너다가 하얗게 바랜 채 지는 달을 보았다. 문득 '몰락'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러나 달의 몰락은 또다른 탄생을 의미한다. 달을 사랑하던 여자에 비유해서 노랫말을 만들었다. 떠나버린 여자에 대한 사랑과 원망을 담았다." 어쨌든 '달의 몰락'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우리 언제까지나' 등이 담긴 3집은 출반 3개월만에 50만장이 팔려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김광민 조동익 정원영 이정식 손진태 김민기 박승화 이은미 전태관 등 피처링 진용도 화려하기 그지 없다.

'달의 몰락'이 '핑계'를 끌어내린 1994년 3월 다섯째주 DJ차트 톱20은 다음과 같다.

1. 김현철 '달의 몰락'(전주 2위)

2. 김건모 '핑계'(1위)

3. 윤종신 '오래전 그날'(3위)

4. 김민교 '마지막 승부'(4위)

5. 이상우 '비창'(5위)

6. 이승환 '내게'(7위)

7. 김건모 '혼자만의 사랑'(6위)

8. 잼 '꿈을 잃은 날개'(8위)

9. 신효범 '난 널 사랑해'(9위)

10. 김민종 '사랑으로'(10위)

11. 박정운 '약속된 이별'(11위)

12. 김태후 '이별 후에야'(12위)

13. 이창권 '다시 시작해'(13위)

14. 박학기 '날 사랑했다면'(16위)

15. 전일식 '널 기다리며'(18위)

16. 피노키오 '사랑과 우정사이'(29위)

17. 권인하 '갈테면 가라지'(25위)

18. 공일오비 '신인류의 사랑'(15위)

19. 김준선 '마마보이'(21위)

20. 와일드로즈 '그대처럼'(20위)

차트 순위에서 보듯 발라드 음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윤종신이 93년 발표한 3집 수록곡이자 지금도 자주 불려지는 '오래전 그날'(박주연 작사, 윤종신 작곡)을 비롯해 SBS 드라마 '결혼' OST인 이상우의 '비창', 박학기의 '날 사랑했다면', 권인하의 '갈테면 가라지', 이승환의 '내게',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 김민종의 '사랑으로', 박정운의 '약속된 이별', 김태후의 '이별 후에야' 등이 인기를 끌었다. '마지막 승부' '다시 시작해' 등 MBC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OST 인기도 여전했다.

DJ차트 톱100에 진입한 신곡 중에서는 Mr.2의 '난 단지 나일뿐'(79위),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84위)이 단연 눈에 띈다. 순위가 급상승한 곡들로는 조규찬의 '추억#1'(40위→22위), 모자이크의 '자유시대'(30위→25위), 부활의 '사랑할수록'(36위→30위), 닥터레게의 '어려워 정말'(52위→36위), 듀스의 '우리는'(56위→40위), 김건모의 '사랑이란'(64위→43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칵테일 사랑' '자유시대' '우리는' '사랑할수록'은 94년 대표 히트곡으로 등극한 곡. 이 해 말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듀스는 '우리는'으로 인기가수상, 부활은 '사랑할수록'으로 본상을 수상했다. 김현철 역시 '달의 몰락'으로 골든디스크 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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