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배소은·서건우 "베드신, 우리에겐 액션신"(인터뷰)

영화 '닥터'의 순정 역 배소은과 영관 영 서건우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3.06.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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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소은(왼쪽) 서건우/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의 최고 스타는 단연 배소은이었다. 이름조차 낯설었던 이 신인여배우는 뒤태와 옆 라인이 모두 드러나는 황금빛 드레스로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궜다. 당시 배소은에게는 인터뷰가 몰려들었고, 영화 '닥터'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한 서건우도 함께 인터뷰에 나서며 주목받았다.

여주인공의 드레스로 한 차례 화제에 올랐던 '닥터'가 오는 20일 관객을 만난다. 두 신인배우가 처음으로 일반 관객에게 자신의 연기를 선보이는 날이다. 부산영화제 이후 8개월 만에 영화를 공개하는 두 사람을 만났다. 인터뷰 초반 긴장감이 묻어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신인배우의 모습이 십분 느껴졌다.


첫 작품을 김창완 김성홍 감독과 함께 했으니 촬영 현장에서는 또 얼마나 긴장을 했겠나. 두 어른 사이에서 은근히 힘든 점도 있었겠다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감독님이나 김창완 선생님이나 워낙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시니 그분들의 판단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조건적으로 따랐죠. 그러면서도 작은 디테일은 나름대로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등 뒤쪽의 문신도 제 의견이 반영된 부분이에요."(서건우)

"현장에서 욕도 참 많이 먹었어요. 처음에는 감독님께 욕을 듣고 촬영 마치고 혼자 엉엉 울었어요. 평소에는 그런 분이 아니신데 오히려 현장에서는 더 강하게 하셨던 것 같아요. 한번은 또 촬영장에서 버럭 하시는데 제가 '미친X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했어요. 굉장히 흡족해하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바라셨던 것 같아요."(배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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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소은(왼쪽) 서건우/사진=임성균 기자


김창완과 붙는 신이 많지 않았던 서건우와 달리 그의 아내 순정 역으로 출연한 배소은은 김창완에 대한 기억이 많았다. 앞서 김창완과 가진 인터뷰 일화를 꺼내놓자 배소은도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김창완 선생님은 정말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으세요. 촬영 중에 노래도 불러주시고 시도 읽어주시고요. 서로 좋아하는 시를 추천해주기도 했어요. 세계 각국 맥주를 사오셔서 '이거 마셔봤니?'하면서 소개해주시기도 하고요. 다 사진 찍어서 익혀뒀어요."(배소은)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묻자 두 사람 모두 학교를 졸업했단다. 배소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학부생으로, 서건우는 한예종 연극원 대학원생으로 이미 서로 알고 있던 사이. 한 작품에서 연기하려니 어색 해겠다 묻자 서건우는 "베드신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단박에 요지를 알아차렸다. 영화 초반에 찍은 강도 높은 베드신, 김성홍 감독은 흡족해 하며 촬영 후 식사자리에서 서건우에게 음식을 따로 챙겨주기도 했단다.

"사실 찍기 전에는 걱정도 했죠. 아무래도 합도 잘 맞아야 하고. 원래 아는 사이라서 약간 더 어색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정신없이 찍었어요. 저희에게는 액션신이었어요(웃음). 일단 인범이 이 장면을 보고 정신이 이상해 질 만큼 그에게 자극적이어야 하니까요. 그걸 중점적으로 찍었던 것 같아요."(서건우)

"저는 그 장면을 어떻게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났어요. 정말 정신없이 찍었거든요. 이번에 영화를 다시 보면서 '아, 그때 그랬지'하고 새삼 생각이 나더라고요. 첫 영화에서 여배우가 베드신을 찍으면 좀 그렇지 않느냐고 주위에서는 걱정도 했는데, 저는 시나리오 볼 때부터 그건 각오가 되어 있었어요."(배소은)

첫 영화에서부터 베드신과 잔혹한 장면들을 연기해야 했던 배소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덕분인지 스스로도 이제야 사람이 된 것 같단다.

"엄마가 보시고 네가 왜 변했는지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변했나요?)네. 변했어요. 사람 됐죠(웃음). 참는 법도 많이 배웠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배웠어요. 아무래도 어려운 장면들도 있었는데 그걸 거치면서 사람 된 것 같아요."(배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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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소은(왼쪽) 서건우/사진=임성균 기자


첫 영화에서 자신이 보여주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인지 영화에 대한 욕심도 전보다 더 커졌다. 내친김에 연출까지 욕심내고 있다.

"아쉬움이 커서 그런지 이제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그 전에는 솔직히 목숨 걸고 연기하겠다는 그런 자세는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이런 것도 해보고 싶고, 저런 것도 해보고 싶어요. 요즘에는 연출도 욕심이 나요. 연출 공부를 위해 대학원을 갈까 생각중이예요."(배소은)

영화에서 서건우가 연기한 영관은 영화 초반과 후반의 모습이 상당히 다르게 그려지는 인물이다. 초반에는 순정(배소은 분)의 뻔뻔한 내연남처럼 비춰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인다. 서건우가 생각하는 영관은 어떤 인물인지 물었다.

"영화에서 인범이 굉장히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영관도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양아치 같은 면도 있고, 순정파인 부분도 있고. 영화 초반에는 양아치 같은 모습이 그려지고 후반에는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려는 모습이 그려지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저는 좋았어요." (서건우)

지난 해 부산영화제에서 드레스로 화제가 되고 난 후 배소은이 공식 석상에 나설 때 마다 그의 패션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았다.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 포토타임에서도 배소은은 뜨거운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없는 그는 이런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단다.

"엄청 신경 쓰여요. 원래 패션에 그렇게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평소에는 입는 옷만 계속 입고 그래요. 그런데 이제는 공식 행사마다 패션에 시선이 쏠리니까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아요. 공부를 해야 할까 봐요." (배소은)

분명 평범하지는 않은 영화인 '닥터'로 영화계의 문을 두드린 두 사람,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봤으면 좋겠는지 물었다.

"너무 무겁지 않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의외로 웃음이 터지는 장면도 있고, 의외로 통쾌한 장면도 있고요. 심각하게 보는 게 아니라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서 즐기다가셨으면 좋겠어요."(서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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