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송중기 "어렵지만 돌직구 던졌다"

KBS 2TV 수목극 '착한 남자' 강마루 역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11.16 15:40 / 조회 : 1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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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아니 배우 송중기(27)가 달라졌다. '성균관스캔들' 등 전작에서 장난스럽고 유쾌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던 송중기는 지난 15일 종영한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묵직한 멜로 연기로 여심(女心)을 홀렸다. 비슷한 시기 주연작 '늑대소년'이 흥행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도 하다. '대세남'으로 떠오른 송중기가 밝히는 '착한 남자' 그리고 '배우 송중기'.

'착한 남자'는 마지막회에서 극중 강마루(송중기 분)와 서은기(문채원 분)가 7년 후 통영에서 다시 만나 사랑을 이어가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었다. 강마루는 큰 수술로 기억을 잃은 듯했지만 마지막에 벤치에 함께 앉은 서은기에게 반지를 건넴으로써 새로운 사랑을 예고했다. 강마루가 다치기 전 신(神)에게 기도했듯 평범한 남녀 간의 사랑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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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가 16일 기자간담회에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싸이더스HQ>


송중기는 16일 종영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대본이 나올 때까지 결말을 전혀 알 수 없었다"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이경희 작가님의 전작('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이 새드엔딩이라 슬픈 결말을 염두에 두긴 했었다"고 말했다.

"대본이 나와서 결말을 봤더니 해피엔딩이더라고요. 영화라면, 새드엔딩도 좋았겠죠. 하지만 드라마는 시청자들을 만족시켜드려야 하니까 해피엔딩도 좋은 것 같아요. 어제(15일) 통영에서 찍었는데 뭉클했어요. 결말에 만족합니다."

15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인근에서 열린 종방연에서 이경희 작가는 송중기를 말 없이 안아줬다고 한다. 열심히 강마루를 연기해 낸 주연배우에 대한 감사표시였다. 송중기는 "엄마가 안아주듯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착한 남자'에서 송중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진지한 연기에 도전했다. 이경희식 멜로도 쉽지는 않았다.

"제가 아직 어리다보니 작가님이 써주시는 대사 스타일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예전에 '산부인과' 드라마 찍기 전에 차태현 형이 네가 과연 진지한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고 했었는데 '저도 할 수 있어요 형' 그랬거든요. 그 마음이었어요. 솔직히 큰 부담감은 없었어요. 저도 제 자신을 아는데 저한테도 그런 부분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경희 작가님한테 대본을 딱 받는 순간 자신감이 커졌어요."

송중기는 "송중기가 아닌 강마루로서 살아보자고 다짐하도 찍었다"고 말했다.

"'착한 남자'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되뇌고 다짐한 게 꼼수 부리지 말고 쓸 데 없는 스킬 쓰지 말자였어요. '돌직구'를 던져보자고 다짐했죠. 제 나이에 소화하기 힘들 감정들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오히려 '에라 모르겠다, 직접 뛰어보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선배님들이 말하듯 '컷'소리가 들리고서야 강마루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송중기는 "밝은 캐릭터만을 하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기보다 '시청자들이 변한 나를 받아줄까'하는 걱정이 더 컸던 게 사실"이라며 "이런 저를 조금이나마 받아 주신 시청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강마루는 그간 제가 했던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라는 점입니다. 드라마를 찍는 도중에도 강마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또 감독님, 상대 배우와 많은 상의를 하면서 강마루를 연구했습니다."

'착한 남자' 중 극중 서은기가 강마루와 키스 중 눈을 뜨는 장면도 그런 '연구'에서 비롯됐다고. "작가님께 은기가 키스 도중 눈을 뜨면 어떨까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대본에 써주셨어요." 극 초반 강마루와 서은기가 터널 속에서 자동차를 타고 마주 오면서 부딪치는 장면에서 강마루가 살짝 웃는 표정을 짓는 것 역시 상의의 산물이었다고 한다.

송중기는 이 드라마에서 첫사랑 한재희(박시연 분) 그리고 서은기와 가슴 아픈 사랑을 동시해 해내야했다. 첫사랑에 배신당하고 만신창이가 된 뒤 은기를 이용해 복수해 나서다 은기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재희를 사랑하는 연기가 사실 공감이 더 잘되고 연기도 잘 됐어요. 남자들은 모두 그렇겠지만 첫사랑을 못 잊잖아요. 그 감정을 살려 연기하니 몰입이 잘 됐어요."

스스로의 첫사랑은 어땠을까. 아직 못 잊고 있다고 했다. "들으니 결혼했다고 해요." 담담하게 말하지만 아쉬움이 스쳤다.

'착한 남자' 속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첫 사랑을 잊을 수 없었는지 재희에게 '누나의 모든 것은 끝났다'라며 밖에 나가며 밖에서 혼자 우는 장면인데 제 스스로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그리고 광수(박재길 역)씨가 제가 죽을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술 한 잔 하면서 얘기하는 장면이요. 기억에 남으면서 예뻤던 장면은 은기랑 일본에서 첫 키스할 때 아오모리 지방의 성이었는데 풀 샷으로 너무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보통 키스신하면 바스트(상반신 샷))만 나오는데 성을 배경으로 찍은 게 너무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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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기억에 가장 남는 명대사를 꼽아달라고 하자 '누나'라고 했다. 극중 한재희를 강마루가 부르는 호칭이다.

"'누나'라고 안할 것 같은데 재희를 '누나'라고 하잖아요. 묘하게 기억에 남아요. 슬픈 대사라 기억에 남는 대사도 있어요. 19회 때 벤치에서 재희한테 '사랑은 내가 약속할 수 없지만 평생 곁에서 있어줄 수 있어요. 나한테 나중에 올래요'라는 대사도 너무 슬펐어요."

송중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늑대소년'속 철수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순이의 "기다려" 한마디에 47년을 기다리는 남자. '늑대소년'은 지난 15일까지 419만 1856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멜로 영화 흥행 1위였던 '건축학개론'의 410만 기록을 앞섰다.

"저도 사람인지라 '늑대소년'이 흥행되니 들뜨더라고요. 한번은 드라마 현장에서 대사를 보고 있어야 하는데 제가 영진위 홈페이지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휴대전화에 영진위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놓고 보고는 했거든요. 깜짝 놀라 전화기를 내려놨어요. 이럴 때가 아닌데 '착한 남자'에 신경 써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정말 기분은 좋은 데, 또 담담하기도 해요. 진심으로 나는 복 받았다는 생각입니다."

송중기는 '늑대소년'의 박보영에 대해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 '착한남자'의 문채원에 대해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했다.

"두 분은 느낌이 달라요. 박보영씨는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이죠. 또 인성이 바른 친구라 현장에서 연기 들어가기 전에도 적극적으로 배우, 스태프들을 어울리며 분위기를 살려요. 문채원씨는 굉장히 까칠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고, 또 그렇게 성실한지 몰랐어요. 제 성격은 대사를 못 외우면 촬영 직전 리허설 때 외우지 하는 성격인데 문채원씨는 아무리 밤을 새어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사를 외우고 준비하더라고요."

애절한 사랑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들썩인 이 남자, 송중기의 실제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특별한 건 없어요. 저도 똑같습니다. 왜 다들 자신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잖아요. 저도 사랑에 있어 평범한 사람입이다. 친구들은 제가 까칠하다고도, 정이 있다고도 해요. 강마루가 그랬듯 저도 평범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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