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마사노부 "파워풀 韓영화=여배우들의 힘"(인터뷰)

부산=임창수 기자 / 입력 : 2010.10.1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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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마사노부 ⓒ부산=임창수 기자 charles@


일본의 원빈, 안도 마사노부가 부산을 찾았다.

지난 2006년 '악몽탐정'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던 그는 이번에는 중국 우얼샨 감독의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키즈리턴' '사토라레' '배틀로얄' '69'등의 작품으로 국내에 알려진 그는 첸 카이거 감독의 '매란방'을 시작으로 해외의 감독들과 작품을 함께 하고 있다. 타국의 영화를 접하면서 문화를 알고 배우는 것이 마치 여행을 하는 기분이라고.

"어느덧 데뷔한지 햇수로 15년 정도가 됐습니다. 얕은 경험이지만 일본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영화를 접해보고 문화도 배워보고 싶었죠. 일본과는 다른 환경을 경험하는 것이 배우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중국 쪽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한국 감독님과도 작업해 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안도 마사노부는 옴니버스 영화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에서 가족을 모두 죽여버린 악인에게 복수를 벌이는 요리사 역을 맡았다. 영화를 구성하는 3개의 이야기 중에서도 분노 부분을 맡았다고. 타국의 감독 및 스태프들과 함께 하는 두 번째 작업이니만큼 처음보다는 수월했단다.


"제가 맡은 역할은 대사가 거의 후반부에서야 주어지고 초반에는 눈빛만으로 분노 슬픔 등 모든 감정을 전달해야했습니다. 연기하는데 있어 그런 부분이 어려웠죠. 중국어로 긴 대사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힘든 일이었구요. 하지만 혼자 일본인이다 보니 현장에서 모두들 따뜻하게 챙겨주셨고 그래서 작업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안도 마사노부는 지난 2005년 영화 '69'의 홍보 차 내한해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김기덕, 이창동, 박찬욱 감독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식지 않은 한국 감독들에 대한 관심을 전했다.

"김기덕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유리가 깨져서 그 파편에 찔리는 것 같은 느낌이 전해질 정도로 섬세한 세계를 표현하시는 분이죠. 일본에서 1번, 한국에서 2번 총 3번을 만났는데 인간적으로도 너무 매력적이신 분입니다. 감독님이 불러주시면 언제라도 달려갈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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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마사노부 ⓒ부산=임창수 기자 charles@


평소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실제로 '박하사탕' '오아시스' '박쥐' 등 구체적인 제목을 언급하며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전했다. 특히 파워풀한 한국 여배우들의 모습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노출 연기의 측면이라던가 내면의 모든 것을 다 꺼내어 보이는 듯한 한국 여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굉장한 것 같습니다. '오아시스'에서 장애 연기를 펼쳤던 문소리 씨나 '박쥐'에서 노출연기를 선보인 김옥빈 씨가 특히 기억에 남네요. 여배우들의 그런 굉장한 연기에서 한국영화의 파워풀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안도 마사노부는 영화 '69'의 DVD에 수록된 인터뷰 영상을 통해 "한국의 김태희가 이상형"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김태희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아쉽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쑥쓰러운 듯 손사레를 치며 "더 많은 한국 배우들을 알고 싶다"고 전했다.

"사실 일본에서는 한국의 배우들보다 소녀시대나 카라 같은 아이돌 스타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서 요즘 유명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부산에 온 기회에 한국의 연기 잘하시는 좋은 여배우 분들도 많이 소개받고 싶습니다."

연기를 하는 이상 일본 뿐 아니라 외국 어디서든 역량을 발휘해보고 싶다는 안도 마사노부. 무겁고 주제의식이 뚜렷한 강렬한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그는 해외 감독들의 영화에 연거푸 출연하며 제2의 배우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원빈이 '아저씨'로 액션스타로의 변신을 마쳤듯이 그 또한 언젠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지. 세계를 향하는 일본판 원빈의 도전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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