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오브 크라이', '섹스앤더시티'에 반기 들었다

[케이블 인기프로그램 열전④]

김겨울 기자 / 입력 : 2010.06.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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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선 안영미 김빈우 장신영,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네 명의 여자들이 뭉쳤다. 그 것도 패션 프로그램으로.

이들은 지난 4월 29일 첫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패션 오브 크라이'의 공동 MC로 나섰다. 매일 아침 옷 때문에 눈물짓는 당신을 위해 색다른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포부로 야심차게 기획된 '패션 오브 크라이'는 시청자들을 솔깃하게 만들었다.


사실 패션 프로그램의 MC 자격은 대부분 런웨이에 자주 서는 모델 출신이거나,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배우나 가수 출신이 도맡기 마련이다. 하지만 '패션 오브 크라이'의 MC들 중에서는 딱히 패셔니스타로 꼽을 만한 연예인도 없거니와, 그래서 '섹스 앤더 시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류의 볼거리에 대한 기대는 애당초 없었다.

'패션 오브 크라이'는 네 명의 워스트 드레서 연예인이 매회 주제에 따라 옷을 차려입고, 톱 모델 송경아와 유명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의 냉혹한 잣대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이는 '엉뚱한' 벌칙을 받는다.

패션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패션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데. 여기서 '패션 오브 크라이'의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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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오브 크라이'는 그간 패션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패션 화보집을 보는 것 같은 황홀함을 선사하지 않는다. 대신 '친구의 결혼식에 가는 하객 패션으로 가장 적합한 의상은?' '2010년 월드컵 응원 의상으로 적절한 의상은?' '연하 男과의 커플룩을 입을 때 피해야할 의상은?' 이런 방식으로 접근한다.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와! 저런 옷을 입고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는다니"라는 환상이 아닌 "결혼식 갈 때는 '흰색'이나 야한 의상은 입지 마세요"라고 가르쳐준다는 것.

또 어떤 옷을 걸치기만 해도 평균 이상은 되는 장신영과 김빈우와 어떤 옷을 차려입어도 80점 이상 넘기 힘든 신봉선과 안영미의 대결 구도도 재미를 배가 시킨다. 얼핏 봐도 10센티는 넘게 차이질 것 같은 키와 날씬한 몸매, 거기에 조그맣고 오밀조밀한 얼굴은 사실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것.

사실 장신영과 김빈우는 다이어트를 조장하는 다른 패션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통통하거나 빈약한 인간적인 몸매의 신봉선과 안영미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 이들의 변신에 박수를 보내고 '나도 해볼 만하겠네'라는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

이게 바로 '패션 오브 크라이'의 묘미다. 지난달 26일 방송됐던 5회 '결혼식 하객 패션'에서 신봉선이 1위까지 달성, 타고난 외모도 중요하지만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센스 있는 패션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프로그램의 주제의식을 명확히 보여줬다. 그래서 '패션 오브 크라이'는 외친다. '섹스 앤 더 시티'가 아니라 '센스 앤 더 시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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