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원 "불어로 준비한 소감, 하나도 생각안나"(인터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05.23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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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예지원이 '하하하'가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칸에 다녀온 배우' 예지원이 현실에서 칸 시상대에 올랐다.

예지원은 22일 오후7시45분(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 시상식에서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이 부문 그랑프리인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수상하자 홍 감독, 유준상과 함께 시상대에 섰다.


예지원은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에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로 출연했다. 영화 속 모습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홍상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예지원은 이날 시상식에서 불어로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에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했다. '죽어도 해피엔딩' 마지막 대사다. 예지원은 "홍상수 감독님이 불어를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냥 했어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예지원은 전날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하하하' 갈라 스크리닝에서도 불어로 유창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원래 A4 두장을 불어로 외워왔는데 시상대에 오르자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오로지 그 말만 생각났다"며 즐거워했다.


사실 예지원은 홍상수 감독이 상을 받자 감격에 겨워 계속 눈물을 훔쳤다. 그런 예지원을 보고 홍 감독이 "천사 같은 친구라서 그런다"며 다독이기도 했다. 예지원은 당초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촬영 때문에 이날 출국할 계획이었으나 "시상식 때까지 하루 더 머무르자"는 홍상수 감독과 유준상의 권유로 하루 더 머물렀다가 수상의 영예를 함께 했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는데 너무 즐겁다"는 그녀는 "이 눈물은 너무 행복해서 흘리는 것"이라고 했다. "보석 같은 분들과 같이 와서 너무 행복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예지원은 "홍상수 감독님이 이번에 저도 모르는 내면의 것을 많이 끄집어 내줬다"면서 "오늘은 울지 않을 수 없다"며 붉어진 눈시울을 훔쳤다. 예지원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님 디렉션이 신선의 경지에 오른 것 같았다"면서 "이런 영화에 출연한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예지원은 "칸에서 상을 탈 것은 오늘 아침까지도 상상도 못했다"며 "다만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혹시 우리 영화가 흥행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은 했다"고 덧붙였다.

이윽고 예지원은 인터뷰가 끝나길 기다리던 팬에 "항상 행복하세요. 샬롬"이라고 적었다. 곁을 지키던 유준상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다가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더 따뜻하게 봐줄 것 같다"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예지원과 유준상은 "한 잔 하러 가자"는 홍상수 감독을 따라 드뷔시 극장 계단에 깔린 레드카펫을 밟으며 칸의 거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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