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나침반', 색다름 속 불편한 시도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05.16 00:43 / 조회 : 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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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황금 나침반' ⓒSBS


색달랐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SBS 교양 파일럿 프로그램 '황금 나침반'이 15일 오후 첫 선을 보였다. '황금 나침반'은 방송 전부터 '텐프로', '카사노바' 등 자극적인 소재로 논란을 부르며 관심을 모았다.

시도는 신선했다. 이외수, 김어준, 임경선, 김현숙, 송형석 등 쉽게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5명의 멘토가 청춘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일단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색다른 시도에도 불구, '황금 나침반'은 다소 불편한 느낌을 안겼다. 고민을 해결하기 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고민에 대해 멘토들과 출연자가 '기 싸움'을 벌인다는 인상이 짙었다.

실제 이날 첫 고민 상담자로 나온 23세 여성 출연자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멘토들의 조언을 받기 보다는 자기 합리화에 치중했다.


프로그램에 사실감을 주기 위해 멘토 및 진행자 김제동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려고 했을지는 모르나 "그렇게 사세요", "골려주고 싶었다"거나 '오빠'라는 호칭의 사용은 아무리 이 프로그램이 심야에 방송하는 19세 미만 시청불가 프로그램이라도 좀 지나쳤다는 인상이다.

두 번째로 등장한 26세의 자칭 바람둥이 남성 역시 진지성이 결여된 느낌이었다. 무엇이 고민인지 고민을 해결할 의향이 있는지 제작진이 사전에 밝힌 기획 의도가 무색했다.

물론 이날 두 명의 출연자는 멘토와의 논쟁 끝에 자신의 잘못된 점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이 출연자의 고민에 대한 멘토와 출연자간의 진지한 접근 끝에 이뤄졌기 보다는 기 싸움에 가까운 논쟁을 통해 억지로 고민이 해결됐다고 보이게 하려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단 한 번의 방송으로 시청자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도와 더불어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제작진에게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규 편성까지 내다본다면 소재는 설령 자극적이었을지라도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애초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좀 더 충실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싸움은 지상파방송이 아니더라도 그 싸움터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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