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 "본명 '김영운'으로 연기할 생각 없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1.1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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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qwe123@


흔히 가수들이 연기자로 전업할 경우 예명이 아닌 본명을 쓴다. 비가 그랬고, 에릭이 그랬다. 가수가 아닌 배우로 재평가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슈퍼주니어의 강인은 달랐다. 슈퍼주니어 멤버 전원이 출연한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은 제쳐놓고라도 개봉을 앞둔 '순정만화'에 출연한 그는 본명인 김영운이 아니라 강인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강인은 '순정만화'에 연상인 채정안을 짝사랑하는 고교생으로 출연했다.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을 제외하고 연기 경력이 전무한 강인에게 '순정만화'는 도전이었다.

강인이 연기를 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주고 싶었다는 그. 한 해에 가요시상식과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에서 모두 상을 받고 싶다는 꿈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강인에게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더불어 아이돌로 산다는 것도 함께 들었다.

-'꽃미남연쇄테러사건'과 '순정만화'의 차이가 있다면.


▶'꽃미남'은 빨리 빨리 찍었다. 그래서 아쉬움도 많았다. 하지만 '순정만화'는 개인 강인으로서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무엇이든 차근차근 진행됐다. 나를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여유있는 삶이 익숙하지 않아서 이렇게 여유로워도 되나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다른 가수들과는 달리 본명으로 연기를 하지 않는데.

▶그렇지 않아도 사무실에서 본명으로 할 것인지를 묻더라. 물론 처음부터 한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대중에 알려진 게 강인이라는 이름이지 않나. 강인이 김영운으로 다시 한다기보다 강인이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솔직히 다른 가수들도 본명으로 연기를 하지만 대중은 그냥 예명으로 부르지 않나.

-연기를 하고 싶었나.

▶가수보다 연기자의 꿈이 더 컸다. 사람들은 슈퍼주니어가 연기자 파트, 개그맨 파트, 가수 파트로 나눠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원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난 고교 시절부터 사무실(SM)에서 연기자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고3 때 SBS 단막극 '남과 여'에 출연했었다. 연기를 배우고 싶어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는데 생각과는 좀 달랐다. 분명한 것은 영화라는 꿈을 이뤄준 작품은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이라는 점이다.

-'순정만화'에 출연한 계기는.

▶원래 캐스팅은 슈퍼주니어의 또 다른 멤버 최시원이었다. 그런데 시원이가 다른 작품과 겹치면서 내게 기회가 왔다. 작품을 하기 전에 팬들이 '순정만화'를 선물로 많이 보내줬다. 작품 속 등장인물이 나와 많이 닮았다며. 그런 인연이 있었기에 꼭 하겠다고 했다.

사실 촬영할 때 '슈주 해피'와 일정이 겹쳤다. 그래서 매니저가 묻길래 '못하게 하면 원망할 것 같다'고 했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해 배우들 중 몇 몇은 편견도 갖고 있다. '순정만화'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오히려 배려가 많았다. 오늘 못찍으면 내일 찍어도 된다면서 천천히 해도 진정성 있게 하라고 하더라. 유지태 선배는 촬영장에 오면 강인이 어딨냐고 챙기고, 채정안 선배는 연기를 할 때 이 장면에서는 '나를 더 사랑해달라'고 조언해주곤 했다. 정안 선배가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수고했다. 김배우'라고 했는데 눈물 나게 고마웠다.

그러다보니 채정안 선배와는 진짜 사랑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채정안 선배와는 형동생을 먹었지만. 참고로 채정안 선배가 형이다. (웃음)

-실제 경험이 연기에 도움을 줬나.

▶두 살 연상과 사귄 경험이 도움을 줬다. 숫자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 감정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또 데뷔를 한 뒤에 여대생을 짝사랑한 적이 있었다. 내가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부담스러워 해서 속앓이만 하다 끝났다. 그런 경험이 도움이 됐다.

-연상을 짝사랑하는 고교생 연기를 했는데.

▶실제 강인이 고등학생이고 연상을 사랑하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으로 했다. 감독님도 그런 것을 원하시더라. 처음 리딩 연습을 하러 갔을 때 무슨 리딩이냐며 밥이나 먹자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너는 사랑하면 어떻게 하니' 이런 것을 물으시더라. 나중에 대본을 내게 모두 맞춰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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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근 qwe123@


-아이돌이라는 사실이 연기를 하는 데 많은 부담이 됐을텐데. 관객도 색안경을 낄 테고.

▶노출이 많다보니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플러스가 되도록 할 것이다. '순정만화'에는 나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러 많은 관객이 왔으면 좋겠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돌 출신이 영화에 출연하면 아무 장면이 아닌데도 팬들이 극장에서 아우성을 칠 때가 있는데.

▶뮤지컬을 했을 때 분명히 그런 경험을 했다. 팬들의 환호성에 다른 관객들이 불편해 하는 게 느껴지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영화에는 팬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순정만화'는 나 혼자 한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연기를 하면서 힘든 게 무엇이었나.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으나 쫓아가는 데 미숙한 게 많았다. 어떤 카메라에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출지 잘 몰랐으니깐. 그래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천재다'라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보고 배웠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이란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장래를 생각하면 마이너스일 수도 있는데.

▶나는 아이돌스럽지가 않다. 아이돌스럽게 생긴 사람이 '아이돌이기 때문에 술을 안마셔요'라고 하면 재수가 없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또 난 아이돌로 남기 보단 대중스타로 남고 싶다. 누군가의 우상으로 평생 남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대중스타로서 꿈은 무엇인가.

▶한 해에 가요대상과 연예대상, 연기대상에서 모두 상을 받는 게 내 꿈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가수와 배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이 온다면 다 포기할 것 같다. 꿈이 사라지는 것이니깐.

-연기자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편견이 가장 큰 관건일텐데.

▶결국 연기에 대한 진정성 문제일 것이다. 그런 편견도 존중한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알아야 두 배로 연습하고 두 배로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멀리 봐줬으면 좋겠다. 임창정 선배처럼 되는 게 목표고 숙제다. 다리도 꼴 줄 알고, 고개도 숙일 줄 아는 대중 스타가 되고 싶다.

-슈퍼주니어 음악은 밝고 경쾌하다. 그런데 왜 1위를 못한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안듣는다. 슈퍼주니어가 다양한 활동을 하니 음악은 팬서비스인 줄 아는 것 같다.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가수로서 내 숙제이기도 한데 남들과 똑같은 것은 싫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기보다는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 그런 음악을 하면 결국 받아줄 것으로 생각한다.

-'순정만화'를 하고 뭔가 달라진 게 있나.

▶좀 여유로워졌다. 난 정말 조급했다. 혼자 운전을 할 때도 마치 쫓기는 사람처럼 운전을 했다. 예능을 하러 갈 때도 반드시 먼저 도착해야 했다. 그런데 '순정만화'를 하고 난 뒤 많이 달라졌다. 일상은 그대로인데 마음은 여유로워졌다.

-연기를 계속 하고 싶나.

▶지금은 닥치는 대로 하고 싶다. 무엇인가를 고르기에는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 많은 것에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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