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항상 '신상' 연기를 꿈꾼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1.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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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 ⓒ 이명근 기자


배우 이정재. 오똑한 콧날, 매서운 눈빛, 카리스마 있는 남성을 대표한다. 영화 '태풍'에서 짜릿할 정도로 육감적인 구리빛 근육에서 완벽한 남성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정재가 고소영 정우성 등 10년 지기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봤다. 강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정우성 뒤로 밥주걱을 들고 해맑게 웃는 이정재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간미를 느꼈다. 말 그대로 '생활의 발견'이었다.


그의 '생활의 발견'을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정재는 12월 4일 개봉예정인 '1724 기방난동사건'(감독 여균동·제작 싸이더스FNH)에서 조선시대 건달 천둥 역을 맡았다. 구불구불한 헤어스타일에 과장된 액션을 펼치는 조선시대 건달이다.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만화 같은 오버액션을 무리 없이 소화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예정이다.

"원래 재미있어요. 외형적인 것만 본 사람들은 유머와 거리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웃으며 말하는 그 앞에서 기자도 모르게 대화 속에 깊이 빠진다. 웃음의 카리스마, 오늘날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가 아닐까?

-'태풍' 이후 3년만의 영화다. '1724 기방난동사건'을 택한 이유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 설정 대사 모든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은 좋은 여자친구 만나는 것과 같이 쉽지 않다. 배우는 시나리오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1724 기방난동사건'은 과장된 연기로 웃음을 준다. 최근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사진에서 코믹적인 이정재를 발견했었다.

▶ 생활이 재미있는 편이다. 보통 외형적인 것만 보고 유머와 거리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다고 여긴다. 유머의 코드가 사람마다 다르지 않나(웃음). 그 사진은 어떻게 유출이 됐는지 모르겠다. 저녁을 먹으면서 찍은 사진인데.

-웃기는 방법도 말이나 행동, 흉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게 자신 있는지.

▶말로 웃기는 것 같다. 몸으로 보여주는 건 왠지 자신이 없다.

- 이번 작품에서는 행동으로 웃음을 준다고 들었는데.

▶ 설정이 재미있다. 웃겨야 한다고 생각한 장면은 많이 없다. 오히려 웃기는 신이 아니라 멜로나 액션이라고 생각하고 촬영했다.

-카리스마 있는 이정재만 생각한 관객들이 좀 낯설어할 법하다.

▶지금까지 연기 스타일이 과장된 연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반면 이번 작품의 콘셉트가 과장된 연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다를 수 있다. 약간은 블랙 코미디 같은 느낌이 든다.

-올해 8월 대학원을 졸업했다. 학위 논문이 '영화 태풍의 강세종 역할에 대한 연기 접근방법 연구'였다. 주제가 눈길을 끈다.

▶이론보다 현장경험이 많은 배우다. 지도 교수가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태풍'과 드라마 '에어시티'를 했다. 논문으로 쓰 기에는 16편 드라마보다 2시간짜리 영화가 더 맞는 것 같아서 선택했다. 연기론은 기본 캐릭터를 구축하는 중심 이야기를 접근방식에 따라 어떻게 설명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실제로 어떻게 강세종 캐릭터를 분석하고 접근했느냐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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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연기 외에도 많은 활동을 했다. 대학원 졸업을 했고 정우성과 의류 브랜드 사업에도 진출했다. 가장 크게 꿈꾸는 것은 무엇인지.

▶해외에 진출해서 한류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욕심보다는 연기에 있어서 진중하게 일을 하고 싶다. 자가발전을 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 신상품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학업도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다.

-정우성은 감독을 꿈꾼다고 이야기한다. 감독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감독은 힘들 것 같다. 배우들은 누구나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하나씩 쓰지 않을까? 연출이나 제작보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많다.

-작년에 정우성과 패션사업에도 진출했다.

▶패션을 워낙 좋아한다. 우리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은 수입 브랜드가 많다.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들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의류업체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사업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연기에 시간을 많이 뺏겼다. 그래서 올해 접게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파트너쉽을 갖기 전에 서로에 대한 생각과 지향하는 목표를 충분히 상의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

▶결혼보다는 연애를 하고 싶다. 연기자는 자유직업이다 보니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현실감이 없다고 해야 할까? 사랑하는 대상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다.

-연애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신뢰, 진실, 배려 등 많은 것들이 있다. 그게 모두 균형이 맞아야 한다. 성격이 밸런스가 잘 맞는 것을 좋아한다. 신뢰는 있는데 배려가 없다면 힘들지 않겠나?

-동국대 동문들이 모여 하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연극 '햄릿'에서 햄릿을 맡았는데.

▶연극은 처음이다. 전부터 해보고 싶었다. '햄릿'은 고전작품이라 극 자체가 극단적이다. 연기가 과장되는 면이 많아 영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남자로서 햄릿을 한번 해보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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