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동성키스에도 '15세'..영화심의가 변했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0.3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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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간의 진한 키스 장면이 담긴 영화가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고, 성기와 음모가 노출된 영화가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는 등 한국영화에 대한 심의가 유연해지고 있다.

11월13일 개봉하는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네 명의 주인공 중 유혹하는 남자마다 다 넘어오는 '마성의 게이'(김재욱)가 등장하는 만큼 동성애적인 요소가 영화 전반에 드러난다.


마성의 게이 역을 맡은 김재욱이 프랑스 배우 앤디 질렛과 알몸에 팬티만 입은 채 진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도 등장한다.

'앤티크'는 기존 한국영화에서 동성애를 어두운 시각으로 조명한 것과는 달리 경쾌하고 발랄하게 그렸다.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등 꽃미남들이 동성애로 긴장하는 모습은 '할리퀸'을 연상시켜 여성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동생애 소재를 다루는데다 동성간의 키스가 스크린에 담기는 데 15세 관람가를 받은 사례가 드물어 '앤티크'가 이 같은 등급을 받은 것은 이례적으로 비춰진다.


이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 측은 "특정 장면에 주안을 두기보다는 전체 맥락을 살폈다"고 밝혔다. 동성애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영화가 주는 분위기와 이야기 전개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영등위의 설명이다.

공동제작사 영화사집 관계자는 "4명의 캐릭터 중 한 명이 게이일 뿐이며 발랄하고 경쾌하게 그렸기 때문에 처음부터 15세 관람가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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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위의 유연한 심의는 '앤티크' 뿐 아니라 '중경'에도 이어졌다.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중경'에 성기와 음모가 노출됐지만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그동안 '색,계'를 비롯한 몇몇 외화들이 성기 노출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극장에서 상영됐지만 한국영화로는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이는 과거 영등위가 성기 노출, 마약 흡입, 과대한 성애 묘사 등 특정 화면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영화 전체의 맥락을 살피는 방식으로 심의 경향이 바뀌고 있음을 반영한다.

물론 아직까지 영화계에 심의에 불만은 존재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미쓰 홍당무'는 노출이 없음에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고고70'은 대마초를 피우는데도 15세 관람가이다"면서 명확한 심의 기준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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