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그대의 개그공력에 미치는 영향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06.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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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이 결혼한다. 연인 나경은 아나운서와의 결혼은 열애 사실이 알려졌을 때부터 기정사실처럼 여겨져 왔으니 놀라울 것 없다지만 더욱 궁금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박명수도 결혼했고, 강호동도 결혼했다. 이경규와 김용만, 탁재훈과 신동엽 역시 모두가 유부남. 남은 톱 MC 유재석마저 유부남의 대열에 합류하면 톱 MC는 유부남이란 공식이 마련될 지경이다. 과연 결혼은 그들의 개그 공력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쳤나, 또 미칠 것인가.


최근 결혼 이후 가장관심을 모으고 있는 개그맨이 있다면 바로 박명수다. 지난 4월 8세 연하의 피부과 의사 한수민씨와 결혼식을 올린 박명수는 행복한 유부남으로 복귀,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결혼 이후 박명수의 개그가 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가 심심찮게 들린다. 그를 1인자가 부럽지 않은 최고의 2인자 자리에 올려놓은 MBC '무한도전'에서부터 나온 얘기다. "결혼하더니 안 웃겨졌어", "결혼하더니 순해졌다"는 동생 멤버들의 질타가 매 회마다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시청자들이나 연예 관계자들도 상대를 가리지 않던 그의 호통이 다소 순화됐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악마의 아들'이라 불릴 만큼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을 구사하며 인기를 모았던 만큼 그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고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변화를 거듭하며 차근차근 정상에 오른 박명수가 호통개그 이후 다른 변화를 모색할 것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상돼온 일. 박명수는 "당연한 변화"라면서도 "좀 더 분발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개개인의 개성, 순발력과 입담에 의존도가 높은 MC계는 결혼 이후의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특히 남성 MC들이 높은 몸값과 존재감으로 톱스타 군단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도 높다.

2000년 치과의사 이경민씨와 결혼한 남희석, 2006년 MBC 예능PD인 선혜윤 PD와 결혼한 신동엽, 같은해 테니스 선수 전미라와 결혼한 윤종신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 3월 결혼한 '1박2일'의 신흥주자 이수근도 있다. 그러나 결혼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그 반대인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한 연예관계자는 "착실한 가장으로 가정을 꾸리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조심하게 되고, 우스꽝스런 행동을 자제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보니 '덜 웃긴다', '덜 파격적이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반면 결혼 이후 보다 집중적으로 방송 활동에 힘을 쏟으면서 더욱 책임감 있는 활동을 하게 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달 한의사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둔 이윤석에게도 결혼이 안정적인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결혼의 영향은 MC 각자의 캐릭터나 상황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드러난다. MC 각자의 사생활이나 연애사가 개그의 소재가 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즘의 리얼 버라이어티는 그들의 결혼사, 연애사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박명수의 결혼식이 '무한도전'을 통해 중계되다시피 한 것이 그 예다. 결혼 전후로 변화를 맞은 박명수의 활동은 때문에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반면 강호동은 화제 속에 결혼하면서도 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2006년 11월 9세 연하의 대학원생 이효진씨와 백년가약을 맺었지만 그의 결혼이나 아내 이야기가 주된 개그 소재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방송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강호동의 개인 스타일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의 포맷 탓도 크다. 활약중인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나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SBS '스타킹'이 가감 없는 이야기를 전하고는 있지만 이들 모두가 MC 개인의 사생활에 집중하기 보다는 상황이나 설정에 보다 충실한 스타일을 지녔기 때문이다.

'국민MC' 유재석의 결혼 이후는 그래서 더 관심을 끈다. 출연자들의 일상과 사생활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 '무한도전'의 특성상 그의 결혼 골인기와 그 이후가 남김없이 방송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경은 아나운서와의 첫 인연조차도 '무한도전'을 통해 맺게 된 그가 이후 어떤 변화를 보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가 유재석에게 큰 계기가 되겠지만 워낙 계획적이고 완벽주의자 기질이 강한 유재석이 결혼으로 인해 부침을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결혼 소식이 방송을 통해 다뤄지겠지만 유재석의 결혼이나 나경은 아나운서의 이야기를 주된 개그 소재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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