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영웅이 넘치는 이유는?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6.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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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영웅이 넘치고 있다.

지난4월30일 개봉한 '아이언맨'에 이어 돌아온 영웅 '인디아나 존스'가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스파이더맨' '슈퍼맨' 'X맨' 등 매년 각종 '맨'들이 스크린을 찾았지만 올해는 유달리 영웅들이 많다.


삐딱한 영웅 '핸콕'과 '인크레더블 헐크'와 '배크맨 다크나이트'가 8월까지 매달 극장을 찾는다.비록 토종영웅 변강쇠는 관객에 외면을 받았지만 안방극장까지 '일지매'가 영웅의 깃발을 펄럭인다.

과연 지금 영웅이 몰려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할리우드에서 각종 '맨'들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에서 선보였던 영웅들이 스크린으로 속속 귀환하면서 대중에 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코믹스는 아예 스튜디오를 차리고 자신들의 만화 속 영웅들을 스크린으로 옮기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를 비롯해 북구 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토르', 마블 영웅들이 모두 모인 '어벤저스' 등이 뒤를 이을 예정이다.

소재 고갈이라는 위기 속에 대중에 널리 알려진 만화 원작은 당연히 구미를 당기게 한다. CG기술의 발달은 과거와는 달리 만화 속 이미지를 충실히 스크린에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영웅들은 과거처럼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눠 지구를 구하려 하지 않는다.

'배트맨'이나 'X맨'처럼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시달리기도 하며, '아이언맨'처럼 현실을 배경으로 한바탕 활극을 펼친다. 한명을 구하기 위해 도시를 파괴하는 '핸콕'이나 미군과 대결을 펼치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이라크전과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읽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산'이나 '대왕 세종'에서 현실정치를 읽는 것처럼 스크린 속 영웅도 현실을 반영한다.

'아이언맨'은 원작에서는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했던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아프카니스탄전을 소재로 삼았다.

시대가 영웅을 필요로 한다는 거창한 이유까지는 아니더라도 최근 영웅물들이 대중문화의 최전선에 나서는 것은 복잡한 시대상을 일정 부분 반영한다. 80년대 냉전시기에 '람보'가 최전선에 섰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안팎으로 시끄러운 시대에 극장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영웅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면 통쾌함을 가지지 않냐"고 말했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인 실사판 '로보트 태권브이'가 정리해고 위기에 놓여있는 40대 가장이 주인공이라는 점도 맥을 같이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해결하는 영웅이 스크린에 등장하는 것도 그리 먼 일이 아닐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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