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감춘 '원조 서희'...74년 영화 '토지' 데뷔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8.05.14 11:31
  • 글자크기조절
image
↑1974년작 영화 '토지'의 한 장면


3번이나 드라마화됐던 대하소설 '토지'. 그러나 이를 최초로 영상화했던 것은 영화였다.

1974년 김지미, 이순재가 주연으로 나선 김수용 감독의 '토지'가 그 첫 작품. 원작자 고 박경리씨가 69년 집필을 시작한 '토지'는 당시까지의 발표분에는 여주인공 서희가 전면에 등장하기 전이었다.


김지미는 서희의 할머니인 윤씨부인 역을 맡았다.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여러 대에 걸쳐 지주인 최참판가의 주인 윤씨는 서희의 아버지 치수가 10여세 때 동학군 대장 김개주에게 겁탈당해 아들 환을 낳는다. 환은 후에 최씨댁 머슴으로 들어와 치수의 아내와 통정해 야반도주한다.

영화는 치수의 외척형 조준구에게 만석살림을 빼앗긴 서희가 후일을 기약하며 북간도로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김지미의 열연이 돋보였고, 제13회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다.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도금봉)도 탔다.

어린 서희 역은 송은숙이라는 배우가 맡았다. 이 영화로 데뷔했고, 배역 명을 예명으로 삼아 '서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여성영화인사전에 따르면, 안양예고를 졸업한 서희는 '토지' 이후 몇 년간 연기활동을 했으나 주목받은 데뷔에 비해 두드러진 출연작을 남기지는 못했다. 75년 '황토', 76년 '마지막 밤의 탱고', '학창시절'(원명 남녀공학), '사랑의 스잔나', 77년 '특별수사반 박쥐', '마지막 잎새', 78년 '망명의 늪'에 출연했다는 기록이다. 그 이후의 활동 사항은 드러나지 않는다.

이중 최대 히트작은 한국·홍콩 합작 영화 '사랑의 스잔나'다. 국내에만 17만명을 동원한 최루성 멜로물이다. 인기 홍콩가수 진추하가 주연을 맡아 '원 서머 나이트'라는 히트곡을 남겼다.

한편 만석꾼 최씨집안의 몰락과 재기과정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담은 '토지'는 3번에 걸쳐 드라마화됐다. 흑백TV 시절인 79년 탤런트 한혜숙을 주인공으로, 87년 칼라TV 시대를 맞아 탤런트 최수지를 주인공으로 KBS에서 만들어졌다. 2004년 탤런트 김현주가 서희 역을 맡아 SBS에서 세번째로 제작됐다.

image
↑1974년작 영화 '토지'의 한 장면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