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승부사' 강우석 "'인디아나존스4', 따라잡겠다"

(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4.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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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승부사 강우석이 돌아왔다. 2년전 '한반도'의 쓰라린 추억을 뒤로 하고 절치부심하던 그가 '강철중: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로 관객과 다시 만난다.

'투캅스' '공공의 적'으로 대중을 한껏 울리던 강우석 감독은 짐짓 무게를 잡은 '공공의 적2'와 '실미도' '한반도'로 몇년간 외도를 택했다. 강우석 감독은 '실미도'로 1000만 영화 시대를 열었지만 '한반도'로 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가 이끄는 시네마서비스가 최근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와 맞물려 위태위태하다는 소문이 도는 등 강우석 감독을 흔드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흔들릴지언정 가라앉지는 않았다. 강우석 감독은 '강철중'이라는 '올드보이'를 불러내는 것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29일 취재진과 만난 강 감독은 "내 본령은 코미디"라면서 "'강철중'으로 내 '18번'을 다시 부른 느낌"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공공의 적'은 5년 전 작품이다. 주인공인 강철중을 이제 다시 불러낸 이유가 있다면.

▶네티즌 반응이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까지도 '공공의 적' 강철중 캐릭터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다시 보고 싶은 캐릭터로 꼽기도 하고. '공공의 적2'를 만들 때만 해도 강철중 보다는 공공의 적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순간 '아, 왜 이렇게 좋은 캐릭터를 그냥 내버려 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설경구를 비롯해 왕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는데.

▶설경구를 만나서 '강철중을 살리자'라고 했더니 '어, 그거 해야죠'라고 바로 말하더라. 시나리오 때문에 두 번 정도 엎으려 했는데 그 때마다 설경구가 '감독님, 그거 꼭 해야죠'라고 힘을 줬다. 이문식과 유해진도 예전 기억이 나던지 촬영장에 오는 걸 너무 신나 하더라. 배우들이 예전 모습으로 촬영장을 찾으니 스태프들이 너무 웃겨서 뒤집어졌다.

-배우들은 이 작품을 하면서 모두 초심을 이야기했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론이다. 내 본령은 코미디이다. 웃음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난 자신이 있다. 그동안 '실미도'와 '한반도'로 외도를 했지만 이제 내 장기로 돌아간 것이다. '공공의 적'은 나 스스로는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강철중'은 코미디 영화이다. 악역까지 강철중처럼 웃긴다.

'한반도' 이후 절치부심하는 면도 있었다. 언론에서 너무 민족주의로 두들기니.(웃음) 그럼 어디 한번 보자라는 심정도 있었고.

-5년 전 '공공의 적'보다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을 텐데.

▶시나리오를 쓴 장진 감독이 그러더라. 처음에는 쓰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공공의 적' 분위기를 살리면서 더 나아가는 게 어려울 것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없으면 어떻게 했겠나. 지금 굉장히 자신감 있어 보이지 않나.(웃음)

초심을 지키며 예전의 리듬감과 긴장감으로 영화를 만들려 했다. 만일 지금 젊은 관객들의 웃음 코드를 맞추지 못하고, 방향을 잃는다면 이제 영화를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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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하 인디아나 존스4)이 5월22일 개봉한다. 6월19일 개봉하는 '강철중'과 개봉일이 가까운데.

▶당연히 '인디아나 존스4'를 따라잡을 생각이다. 먼저 개봉해 관객을 모으겠지만 자신이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오랜만에 '인디아나 존스'를 부활시킨 것처럼 나 역시 '강철중'으로 돌아왔다.

한국영화 상황이 어려운데 '강철중'이 먼저 길을 열어야 그 뒤를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눈에는 눈,이에는 이' '님은 먼곳에' 등 그 다음달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이 선전할 수 있다. '실미도'의 바톤을 '태극기 휘날리며'가 이어받았듯이 그런 일이 재현되도록 개봉 날짜를 잡았다.

-한국영화 상황이 어려워진 까닭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거품이 쌓인 것이 사라지는 과정이다. 양질의 자본이 아닌 한탕하자는 자본도 날뛰었다. 최근 영화계 일감이 줄어들면서 무엇보다 스태프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영화노조의 설립이나 배우들의 개런티는 문제가 아니다. 서로 나눠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무슨 문제가 있나. 이동통신사가 영화계에 투자한다는 것을 꺼리는 목소리도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 IPTV로 부가판권이 위협된다는 우려도 있는데 좋은 작품만 만들면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합작 영화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한데.

▶한국 관객들의 평가가 제일 중요하고, 그래서 합작영화에는 큰 뜻이 없다. '실미도'가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현지 관객들은 정식으로 일본에서 개봉하지 않은 '공공의 적'을 이야기하더라. DVD로 다 본 것이다. 좋은 우리 영화가 있다면 해외에서도 알아준다고 생각한다.

-차기 영진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목소리도 있는데.

▶마누라한테 쫓겨난다.(웃음) 옆에서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아침부터 넥타이를 매고 매일 출근할 수는 없다. 몇몇 분들이 추대하겠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더 훌륭한 분이 하실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의 적'도 3편을 넘어 4편, 5편으로 이어지나.

▶관객이 선택할 문제이다. 스필버그가 19년만에 '인디아나 존스4'를 만들었던 것은 자신도 늘 생각해왔겠지만 무엇보다 관객이 원했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강철중을 원한다면 경찰 퇴임을 앞둔 강철중이 활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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