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 넘는 스포츠 드라마 나올까?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4.15 16:38 / 조회 : 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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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농구열풍을 몰고왔던 '마지막 승부'의 방송장면들.<사진제공=iMBC>


최근 피겨드라마, 골프드라마 등 본격 스포츠 드라마의 제작 소식이 들리면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 승부'로 대표되는 기존의 스포츠 드라마들에 대한 추억도 드라마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김연아를 모델로 한 피겨스케이팅 드라마 '질 수 없다', 역시 피겨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트리플'(가제), 프로골퍼 최경주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탱크의 눈물'(가제),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등이 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가장 구체적인 구상이 공개된 것은 MBC의 '트리플'이다. 이 드라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도전하는 피겨스케이트 선수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본격 스포츠 드라마다.

특히 '커피 프린스 1호점' 이윤정 PD의 연출 예정작으로 올 연말 방영 예정임에도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이 PD는 2005년 MBC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을 통해 이미 스포츠 드라마를 시도했고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스포츠 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MBC의 '마지막 승부'다. 1994년 초 방영된 이 드라마는 당시 우리나라에 농구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당시 최고 스타였던 손지창이 주연을 맡았고, 하이틴스타였던 장동건은 이 드라마로 한층 도약했다. '다슬이'역의 심은하는 단번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화제성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는 농구경기 장면의 연출로 스포츠 드라마의 묘미를 안방까지 전하는데 성공했다. 동민(손지창)과 철준(장동건)의 라이벌 구도 속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농구대결은 실제 농구중계가 아님에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같은 해 9월 MBC는 스포츠 드라마 열풍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조정 드라마 '도전'을 제작해 방영했지만 비인기 종목의 한계인지 연출의 한계인지 모르게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한해 뒤인 1995년, SBS까지 스포츠 드라마에 발을 들이며 당시의 청춘스타 전도연과 이정재를 앞세워 수영드라마 '사랑은 블루'를 선보였다.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수영을 단순한 소재로만 활용해 본격 스포츠 드라마로 분류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이정재가 군복무 문제로 도중하차 하자 극중에서 사고사하는 것으로 처리해 더 유명해졌다.

1996년, MBC는 '마지막 승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또다시 스포츠 드라마를 제작했다. 바로 아이스하키 드라마 '아이싱'이다. 7~8월 방영된 이 드라마는 다시한번 장동건이 전면에 나서 흥행몰이를 시도했다. 연출자 역시 '마지막 승부'의 장두익PD였다.

그러나 '마지막 승부'를 반복한 비슷한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들의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호응하지 않았다. '마지막 승부'의 아류라는 평가 속에서 종영을 맞았다. 스포츠 드라마의 퇴보는 이때부터 시작됐고,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같은 해 9월 KBS에서 방영된 축구드라마 '슈팅'은 더욱 참담했다. 빈약한 완성도 등 몇몇 이유로 조기 종영했다. 무엇보다 축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경기장면의 연출이 아쉬웠다. '아이싱'에 이어 연이은 스포츠 드라마의 몰락이었다.

이후로도 2003년 SBS의 권투드라마 '때려'와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2005년 KBS의 '이 죽일놈의 사랑' 등이 스포츠 드라마 범주에서 등장했지만 스포츠 드라마로서의 평가와 시청률 모두 잡지 못했다.

스포츠 드라마에 목마른 시청자들은 오히려 장르 드라마가 활성화된 일본 드라마 쪽으로 눈길을 돌린다.

일본의 톱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아이스하키 드라마 '프라이드'와 국내에서도 원작만화가 유명한 야구드라마 'H2 너와 있던 날들' 등이 대표적인 '스포츠 일드'다.

이밖에도 '어택넘버원'(배구), '에이스를 노려라'(테니스), '워터보이즈'(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레가타'(조정) 등이 있다.

'마지막 승부'와 스포츠 일드를 넘을 수 있는 새로운 한국형 스포츠 드라마가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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