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아이돌그룹의 '따로 또 같이', 왜?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8.04.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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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조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들이 최근 들어 솔로 가수, 연기자, 각개 팀 활동 등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아이돌 그룹의 '따로 또 같이' 전략에 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돌 그룹은 90년 중반 H.O.T의 탄생과 함께 가요계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또한 아이돌 그룹 출신 멤버들은 이제 가요계를 넘어 방송, 영화, 뮤지컬계 등 각양각색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점은 요즘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 경우 90년대 중후반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보다 훨씬 빠른 시점, 즉 데뷔 전 혹은 데뷔 직후부터 '따로 또 같이' 및 '각개 전투'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로 또 같이' 전략의 최대 성공 사례로 인정 받고 있는 6인조 아이돌 그룹 신화는 지난 98년 데뷔한 이후 5년여가 지난 이후에야 각각의 멤버들이 비로소 연기자 및 솔로 가수 등 본격적인 각개 전투에 나섰다.

역시 지난 98년 가요계에 첫 발은 내딛은 여성 4인조 그룹 핑클 멤버들도 성유리가 2002년부터 연기자를 병행하고, 이효리가 2003년 솔로 앨범을 내는 등 데뷔 이후 4~5년이 지난 시점부터 '따로 또 같이' 활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러한 현상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 데뷔한 13인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는 데뷔 이전, 멤버인 김희철, 김기범, 최시원 등이 연기자로 먼저 팬들에 자신을 이름을 먼저 알렸다. 슈퍼주니어는 가요계에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인과 신동 등이 여러 예능 프로그램 MC로 참여하는 등, 이전의 아이돌 그룹에 비해 '이른' 각개 전투에 나섰다.

요즘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녀시대도 마찬가지다.

소녀시대는 지난해 8월 데뷔 이전에 이미 윤아가 CF 모델 등으로 활약했고 데뷔 8개월여가 흐른 2008년 4월 현재, 태연은 솔로곡을, 티파니는 MC를, 수영과 유리는 연기자를 각각 겸하고 있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아이돌 그룹들이 과거보다 빠른 시기에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쓰고 있는 원인 중 하나를 대중음악계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 찾고 있다.

대중음악 평론가인 강태규씨는 10일 "90년대 중후반과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밀리언셀러 음반이 다수 탄생했고, 이렇기에 아이돌 그룹을 비롯한 각 분야의 가수들은 본업인 음악 활동에만 전념해도 인지도와 수익 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대중가요를 소비하는 방법이 변화하며 가요계의 불황이 시작됐고 여전히 그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비주얼적 측면이 강했던 아이돌 그룹들은 수익 및 인지도와 관련한 새 활로로써 각각의 멤버들을 연기, 예능계 등으로 진출시키기 시작했다"며 "아직까지도 가요 및 음반계 전체의 불황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도 이전보다 비교적 빨리 '각개 전투'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요계에서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빠른 '따로 또 같이' 전략 사용은 분명 '일장일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행 트렌드 등의 변화가 급격히 빨라진 요즘 연예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빠른 각개 전투 돌입은 해당 멤버는 물론 그룹 모두의 인지도를 한꺼번에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태규씨는 "그룹의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할 때 개인 활동을 시작하면, 많은 시간을 들여 자신의 그룹 이외의 활동에 대해 알리지 않아도 팬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활동에 대해 알게 된다"며 "이처럼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가수 외적인 부분에서 성공하면 본인 뿐 아니라 그룹의 지명도도 함께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씨는 "빠른 각개 전투 돌입할 때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그룹의 높은 인지도만 믿고 치밀한 준비 없이 연기 등 다른 분야의 활동에 나섰을 때는 개인에 대한 혹평은 물론, 그룹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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