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를 알기위한 개념학습-폭주했던 에바③

김관명 기자 / 입력 : 2008.01.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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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사도와 싸우는 에바 초호기('에반게리온: 서')


20세기 말에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에 등장한 로봇 에반게리온(일본인들 어법 그대로 흔히 줄여서 에바)은 기존 로봇들과는 차이가 많았고, 이것이야말로 안노 히데야키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과 함께, 이 애니메이션에 많은 마니아와 오타쿠가 열광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다. 사도가 터지면 언제나 십자가 모양이 된다, 애니메이션에 나오지 않은 퍼스트 임팩트(First Impact)는 무엇인가, 등등의 호기심과 궁금증은 오히려 사족 중의 사족이었다.

에반게리온은 우선 태생부터가 달랐다. 초합금으로 만든 마징가와는 달리, 에반게리온은 제1사도인 아담의 복제품에 철갑장갑을 씌워 탄생시킨, 로봇보다는 생체에 더 가까운 로봇이었다. 그러니까 철갑장갑(옷)은 에바 몸의 가공스러운 폭주를 막기위한 일종의 인위적 통제장치였던 셈. 해서 인간 조종사와 에바의 싱크로율이 높을수록 말을 잘 듣는 특이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 정식이름은 '범용 인형 결전 병기 인조인간'.


태생이 이러니 에반게리온의 탑승법이나 조종법도 달랐다. 조그만 비행체를 타고 머리 위에 착륙한 후 조종하는 마징가도 아니었고, 스위치 단 2개짜리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철인28호, 모든 걸 알아서 하는 우주소년 아톰은 더더욱 아니었다. 캡슐 모양의 조종석(엔트리 플러그)을 탄 후 에바에 삽입된다는 훨씬 기계적이고 논리적인 설정, 밀폐된 조종석이 수액으로 채워진 후 본격 싱크로에 나선다는 상상초월의 설정이 지금 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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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게리온: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 등장한 양산형 에바


이 에바도 형형색색, 기기묘묘 여러 종류가 등장, 결과적으로 일본의 프라모델 제조업체를 즐겁게 했다. 우선 에바 0호기. 20세기 버전과 마찬가지로 오는 24일 개봉하는 '에반게리온: 서'에서도 폭주로 인해 냉동동결된 상태로 처음 등장했다. 외부 식별 색깔은 짙은 노랑이었으나 훗날 파랑으로 바뀐다. 파일럿은 14세 소녀 아야나미 레이.(레이의 태생 배경은 곧바로 에바 탄생 배경과 맞물릴 만큼,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결정적 키다.)


이어 주인공 이카리 신지(14)가 타는 보라색의 에바 1호기. 20세기 버전에서 다 드러난 것이지만, 에바 1호기는 신지의 어머니 유이와 관계가 있다. 신지가 에바 1호기를 처음 탄 후 사도의 공격으로 까무러쳤을 때, 에바 1호기가 폭주한 것도 같은 맥락.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가 내려오면서 뾰족 나온 무릎팍으로 찍어대는 기술이 압권(일종의 무릎팍도사?)이다. 주인공답게 역시 작품 끝까지 결정적 역할을 여러번 해낸다.

빨간 색의 잘 생긴 에바 2호기부터가 정식 에바다. 0호기는 원형, 1호기는 테스트용. 파일럿은 독일에서 온 아스카 랑그레이(14). 20세기 극장판에서 에바 2호기가 처음 등장, 항공모함에 '쿵' 하고 상륙할 때 가슴 찡했던 관객, 그리고 그런 에바 2호기가 어쩔 수 없이 폭주할 때 가슴 아팠던 관객, 진짜 많았다. 종국의 운명은 더욱 슬펐다. 에바 3호기는 검은 색이며, 신지의 반 친구 스즈하라 토우지가 파일럿. 에바 4호기는 시험도중 자폭해 수천명의 사람과 함께 소멸됐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건 앞의 에바들과는 좀 다른 개념(여기에 반전이 스며있다)의 에바 5호기 9기들. 흔히 양산형 에바로 불리며 조종사도 없이 영화 막판 결정적 임무를 띈 채 창공에서 홀연히 나타나, 에바 1, 2호기와 최후의 서늘한 대일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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