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방송사고 일지, SBS '불감증'-MBC '방심'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7.12.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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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7년 한해가 저물어간다. 방송계에서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방송관련 사고들을 종합해보면 각 방송사의 분위기와 조심해야할 점들이 드러난다. 이를 거울 삼아 내년 한 해는 사고 예방에 더욱 힘써야할 것이다.

지난 한 해 주간시청률 조사에서 50위권에 들지 못했던 주가 허다했을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면치 못했던 SBS 예능팀. 그만큼 자극적인 설정으로 난관을 타개하려다가 잡음을 일으킨 경우가 많았다.


가장 큰 사건은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출연자의 자살 사건. 4월28일 방송분에 3개월 만에 몸무게 87㎏을 47㎏으로 줄였다고 공개한 대전 모 여고 1학년 이모(16)양이 6월5일 목을 매 숨졌다.

제작진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출연자에 대한 외모지상주의적 접근과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려 40kg를 감량한 것이 신체적이나 정신적인 건강에 유익하지 못한 무리한 시도였음에도 지상파 TV를 통해 거창하게 소개됐다는 점은 출연 대상 선정에 보다 유의해야한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스타킹'은 올 한해 위험하고 선정적인 시도로 방송위원회의 징계를 연이어 받았다. 8월4일 방송된 '철먹는 사나이'는 면도칼, 못, 철사 등을 먹는 장면을 모방할 경우 위험할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데도 충분이 주의 환기를 시키지 않아 경고 조치를 받았다.


지난 6월16일 방송에서는 5, 6세 여자어린이들이 성인들의 선정적인 춤, 표정, 동작을 흉내내는 장면과 출연한 연예인들이 유혹 포즈를 취해보라고 했던 것이 방송심의에관한규정 관련조항을 위반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또한 SBS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출연 연예인들이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어 안전 사고에 대한 불감증에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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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작렬! 정신통일'은 일본 후지TV와 포맷계약을 맺어 선보인 '두뇌의 벽' 코너를 통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신정환은 6월13일 물기에 미끄러져 뒷머리가 바닥에 부딪혀 1cm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고,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멤버 환희는 7월4일 '두뇌의 벽' 코너와 수영장 부표게임을 하던 중 두 차례 왼쪽 팔이 탈골됐다.

SBS '일요일의 좋다'의 '기적의 승부사'는 철지난 체육대회 컨셉트를 우린다는 비난과 더불어 출연자들의 사고도 이어졌다. 12월 11일 녹화에서 원더걸스의 선예는 철봉을 뛰어넘는 게임을 하다가 코를 부딪혀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배성재 아나운서도 11월26일 오른손 중지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뉴스도 선정성 논란에 올랐다. 8월27일 '8뉴스'에서 서울 교대역 부근에서 인도를 향해 돌진한 승용차에 부딪힌 행인들이 튕겨져 나가는 모습을 여과없이 방송해 물의를 빚었다. 인근 건물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이었다.

올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꼽힌 MBC '무한도전'과 대결한 SBS '라인업'은 자극적인 욕을 방송해 담당 PD가 한 달간 근신끝에 결국 교체되는 결과를 낳았다. 10월13일 방송에서 김구라가 선배 개그맨 김경민에게 "나이 처먹고 뭐하는거야! 정신차려 이 X새끼야!"라고 말한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 욕하는 부분엔 경고음이 나가긴 했지만 욕에 나온 '개' 그림을 자막으로 넣어 물의를 일으킨 것이다.

SBS '생방송 인기가요' MC 김희철은 8월2일 양파와 라이브로 듀엣을 선보인 후 "춤도 못 추고, 나이만 처 먹고 노래도 안되고, 나이만 처먹고"라고 말해 자질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제작진은 '웃찾사'의 '고고고' 코너의 유행어를 따라한 것일 뿐이라며 김희철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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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무한도전',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등 유난히 시청률 높고 화제를 뿌린 프로그램을 선보인 MBC 예능국은 "잘 나갈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했다. 방만함이 부주의를 불렀고, 허술한 검증이 실수를 낳았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놀자'는 5월6일 개그우먼 이영자가 모델 이소라에게 돈을 빌려주고 고마움의 표시로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가 감정결과 가짜 다이아몬드로 확인되는 내용이 방송됐다. 이는 이영자의 거짓말로 밝혀졌고 이영자는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출연자에 대한 첫번째 제재 대상이 됐다.

같은 프로그램 '몰래카메라' 코너에서는 11월4일 그룹 신화의 이민우와 신혜성의 휴대전화번호가 편집 실수로 그대로 방송을 탔다.

또 '무한도전' 출연자인 정준하가 '술집 접대부 고용 파문'을 일으켰음에도 그대로 출연시켰고, 29일 열린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대상을 공동 수상케하는 등 '시청률 지상주의적' 오만함을 보였다.

MBC는 여타 프로그램의 기술적 사고도 빈번했다. '쇼 음악중심'은 7월21일 여성듀오 카사앤노바가 '책임져'를 부르던 중 약 10초간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고, 10월27일에는 원더걸스가 노래를 부르던 중 또다시 마이크가 2차례 먹통이 됐다. 11월 3일 코요태와 혜은이가 합동 무대를 가지던 도중 혜은이의 마이크에서 '삐'소리가 나다가 소리가 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밖에 9월22일 '태왕사신기' 재방송 도중 방송이 3분여간 나오지 않고, 11월5일 방송된 '이산'은 15회 방송분에 14회라는 자막이 나가 시청자들을 어리둥절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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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일 '뉴스데스크'에서는 앵커 멘트와 전혀 상관없는 뉴스 내용이 전파를 탔다. 11월2일 MBC '5시뉴스'에서 가수 아이비 동영상 협박사건을 다루면서 가수 서태지 컴백에 관련된 영상을 내보냈다.

'생방송 화제집중'은 9월27일 진행자인 김정근, 최현정 아나운서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사과 방송을 한 데 이어, 11월26일에는 최 아나운서가 화장실에 간 동안 마이크를 끄지 않아 그 음향이 그대로 전달되기도 했다.

채널이 2개인 KBS는 지난해 10월14일 2TV가 20여분간 송출중단됐던 초유의 사고 이후 상대적으로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 다만 지난 7월2일 1TV '뉴스12'에서 연결이 고르지 못한 상태에서 "왜", "몰라" 등 취재기자의 반말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10월25일 1FM '출발FM과 함께' 방송도중 1분 이상 방송이 끊겼고, 9월30일 2TV 주말극 '며느리 전성시대' 방송도중 출연자인 송선미의 얼굴 클로즈업이 4차례 이상 반복 송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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