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배 청어람 대표 "'괴물2' '26년', 배급의 길을 간다"①

'다시 뛴다, 한국영화 2008' 한국영화 메이저 릴레이 인터뷰

윤여수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2.12 11:49 / 조회 : 7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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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기원 기자


2007년 한국영화계는 IMF 직후의 한국경제처럼 각종 위기설에 휘청였습니다. 거품으로 가득찼던 2006년의 직격탄을 받은 셈이지만 한숨과 걱정이 1년 내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노력 역시 눈에 띄는 한 해였습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는 2008년 한국영화가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을 응원하며 한국영화 주요 투자배급사, 제작사 CEO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영화제작사 겸 투자배급사 청어람은 '괴물'로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괴물'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 작품.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이 한강에 나타난 전대미문의 괴물에 맞서 사투를 펼치는 이야기는 전국 1300만명의 관객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도 관객을 만나 호평을 얻었다. 청어람에게도 많은 금전적 수익을 가져다주었고 청어람은 그 직전 겪은 재정적 어려움과 힘겨움을 털어냈다.

하지만 청어람이 그 이전 한국영화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투자 배급해온 영화사라는 것을 충무로 관계자들이 아니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청어람을 이끌고 있는 최용배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서울예대 영화과에서 영화를 다시 공부했고 1990년 '남부군'의 정지영 감독 연출부로 충무로에 입문했다. 이후 대우영화사업본부를 거쳐 시네마서비스 배급이사로 일한 뒤 지금의 청어람을 설립,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청어람을 설립하면서 그는 "한국영화만을 전문 투자배급하는 제작사"의 꿈을 꾸었다. 그리고 초대박 흥행작 '괴물'이 나오기까지 많은 한국영화의 현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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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기원 기자


그런 그는 한때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투자 및 배급 사업을 포기했다. '괴물'의 성공에 힘입어 그는 올해 배급업을 재개했고 2008년 본격적인 영화 사업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올 한해를 정리한다면.

▶우선 '괴물'과 관련한 일이 여전히 많았다. 해외 개봉도 잇따랐고 국내 부가판권이나 정산 등 지난해 개봉 이후 올해에도 몇 달 동안 매달려야 했다. 아직도 남은 문제가 많다. 또 '해부학교실'을 시작으로 '꽃미남 연쇄테러사건', '두사람이다', '데쓰 프루프', 'M' 등의 영화를 배급하며 배급사업을 재개했다. 영화음악 감독 출신인 조성우 엠앤에프씨와 제휴를 맺어 함께 했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해였다.

-'낙랑클럽' 등 제작을 준비하던 영화는 끝내 접어두어야 했다.

▶그렇다. '낙랑클럽' 뿐만 아니라 '비스티 보이즈' 같은 경우도 우리가 제작하지 못했다. 아쉽다.

-배급사업을 재개한 뒤 얻은 성과는.

▶크게 흥행한 영화는 없다. 하지만 다시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큰 영화들 사이에서 치이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또박또박 배급의 길을 걸으며 그리 힘든 점은 없었다. 앞으로 '괴물' 같은 영화를 우리가 제작하고 배급하는 게 목표다.

-내년도 투자 및 배급 규모는 어떤가.

▶엠엔에프씨와 함께 펀드를 조성할 생각이다. 100억~15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가 있고 엠엔에프씨가 주주로 참여한 아시아문화기술투자를 통한 펀드 조성에도 참여한다.

-내년도 제작 및 배급 라인업은.

▶무엇보다 지난 2005년 제작한 뒤 아직 개봉을 하지 못한 '사과'를 개봉하고 싶다. 배급권을 쇼박스가 갖고 있는데 제작사로서 개봉하고 싶다는 계획이다. 또 엠엔에프씨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경의선'의 박흥식 등 감독들의 작품과 청어람이 제작하는 '26년', '순정만화' 등이 있다. '순정만화'는 내년 1월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또 '일지매'의 시나리오를 잘 써서 이후 제작하는 것과 '괴물2'의 촬영을 내년 늦여름께 시작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6년'은 80년 광주 그리고 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광주 피해자의 유족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내용을 그린 강풀 작가의 원작만화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가.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연출키로 했는데 현재 시나리오가 3고까지 나왔다. 1월 초께 완전한 시나리오가 탈고될 듯하다. 그렇다면 이르면 3월, 늦어도 4월께부터는 촬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원작만화와 다른 점이 있나. 법적 논란도 예상된다.

▶원작에는 다수의 인물이 나오지만 두 남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압축했다. 제작비 45억~50억원 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동시에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또 그런 것 때문에 뭔가 피해가면서 영화를 만들 이유도 없다. '화려한 휴가'가 광주의 이야기에 관한 1단계 작업을 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인 사건을 소재로 할 때, 그로 인해 뭔가 제약을 받는 아이템을 영화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포문을 연 셈이다.

이에 용기를 얻었다. 잘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관객 역시 수위면에서도 '화려한 휴가'에 힘입어 '26년'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느냐이다. 강풀 작가도 '26년'을 쓰면서 "재미있는 만화를 통해 광주의 사건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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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기원 기자


-청어람의 지분 30% 가량을 iHQ가 보유하고 있다. iHQ의 대주주는 SK텔레콤이다. SKT가 이미 본격적인 영화 투자 및 배급사업에 진출했다. 청어람의 영역과 충돌한다.

▶내년 1월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사업의 형태를 결정짓게 된다. 3개 주체가 시너지 효과를 얻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긴밀하게 사업을 해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다.

-이명세 감독의 'M'을 배급했다. 그러나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관객들의 평가가 극단으로 엇갈렸다. 아마도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이명세 감독이었을 것이다. 안타까웠다. 하지만 대규모 상영 방식과 소규모 배급 방식의 차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내년도 한국영화계를 전망한다면.

▶무엇보다 기대작들이 많다. 현재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식은 듯하지만 그런 기대작들을 통해 다시 관심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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