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구본근 국장 "2008, 황정민 소지섭 송승헌 기대"②

[★리포트]방송3사 드라마국(팀)장에게 물었습니다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7.12.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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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SBS 드라마팀을 책임지고 있는 구본근 드라마총괄CP는 '덕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1년 SBS 개국초기부터 드라마팀을 지켜온 그는 후배들을 잘 다독거리면서도 치밀한 기획력이 있어 신망받고 있는 인물이다. 인화를 중시하는 그의 영향력일까, 올해는 '외과의사 봉달희'의 김형식PD, '쩐의 전쟁'의 장태유PD, '불량커플'의 이명우PD 등 젊은 연출자들이 선후배들의 지원으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해였다.


구 총괄CP는 "인원이 타사에 비해 소수임에도 드라마 편성 양은 비슷하다. 노동강도가 높은데도 불평하지 않고 선배 PD들이 후배 PD들의 작품을 뒤에서 도와주는 풍토가 자리잡았다. 타사에 없는 현상이다. 또 타사 PD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많이 포기하고, 바깥에서 들어오는 기획안도 백안시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시청자가 보기에 눈살이 안찌푸려지고 시청률도 높더라. 경쟁력과 공영성, 공익성이 반비례가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비례 관계에 있을 수 있다. 얄팍하고 표피적인 드라마가 아닌 공익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가고 싶다"는 것이 그의 드라마 철학.

그가 머니투데이 스타뉴스가 연말결산과 새해 전망을 위해 마련한 지상파 3사 주요 부서 국장 인터뷰에 응했다.


-올해 SBS 드라마를 결산한다면.

▶나쁘지 않았다(Not bad). 상반기에는 '내 남자의 여자', '쩐의 전쟁',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등이 월~목 시간대 몇달 동안 1등을 하기도 했다. 아침 일일연속극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고른 시청률을 내고 있고, 저녁 일일연속극('그여자가 무서워')도 빠른 속도로 10%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SBS에서 미니시리즈에 비해 약체 취급 당했던 연속극들이 선전하고 있다. '황금신부'와 더불어 '조강지처클럽'도 시청률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로비스트'가 킬러 콘텐츠를 갖췄음에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

-올해 최고의 드라마와 연기자를 꼽는다면.

▶노 코멘트. 굳이 얘기해야 한다면 SBS에서는 '쩐의 전쟁'과 '내 남자의 여자'를 들고 싶다. 사채를 전면으로 다룬 '쩐의 전쟁'은 사회의 화약고 같은 곳을 제대로 건드려줬을 때의 효과를 여실히 보여줬다. 불륜을 다룬 '내 남자의 여자'는 낡은 소재의 뻔한 이야기를 작가와 연출자가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신선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기자는 박신양.

-올해 일어난 방송계 사건을 꼽는다면.

▶KBS 수신료 인상안, 광고료 인상안, 중간광고 등이 유보된 것. 공영방송인 KBS가 공영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안정된 재원의 뒷받침이 있어야한다. 드라마 제작비를 광고주, 간접광고주가 주는 것과 일본 수출로 채우니까 그들에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또 KBS가 수신료를 인상해 광고를 덜하고, 그 광고비가 SBS 등 민방들에게 흘러들어와 재원의 안정성이 확보돼야 제작비를 손해 봐도 다큐멘터리 등 좋은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난다.

-부러운 타사 프로그램이나 연기자가 있다면.

▶KBS의 일일과 주말 연속극. 신인들과 스타성이 조금 떨어지는 배우들을 기용해도 상당한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KBS 채널이 가진 프리미엄만은 아닐 것이다. KBS가 고집스럽게 지켜온 자신감과 연속극 제작 노하우의 결실이라 본다.

-2008년이 기대되는 연기자가 있다면.

▶황정민, 소지섭, 송승헌. 황정민이 TV로 온다면 드라마 기획이나 내용이 확장될 것이다. 기존 TV에서는 황정민같은 얼굴은 주연급이 아니다. 꽃미남이 하던 역할을 황정민 같은 인물이 한다면 진정성있는 본격 드라마가 가능할 것이다.

소지섭의 경우 군대를 다녀오면서 나이도 먹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졌다.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라든지 캐릭터를 구현하는 능력이 더욱 향상되리라 본다. 송승헌 역시 병역비리에 연루돼 일련의 사건을 겪었고, 서른을 넘겼다. 연륜을 발휘한다면 빅배우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2008년 주목할만한 SBS 드라마는.

▶도박판을 배경으로 승부사들을 다룬 '타짜', 여성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대물',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설화를 다룬 '자명고' 등을 준비중이다. '타짜'와 '대물'로 만화와 영화를 통해 검증된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시켜 대중성을 확보하겠다. 연말 방송될 '자명고'는 대하사극으로 절체절명의 기대작이다.

내년에는 각 방송사 경영 위축으로 고제작비가 드는 기획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SBS는 선굵은 본격 드라마와 유쾌하고 재밌는 드라마의 공존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겠다. 대박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 그러나 기본 이상 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조직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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