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괜찮아', 완벽 남친 지현우의 팬시극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6.08.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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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고교생 민혁(지현우 분)은 자신만만한 킹카다. 훤칠한 키에 귀염성있는 외모,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뻔뻔한 강심장까지, 빠진게 없다. 여고생 미현(임정은 분)은 당돌한 아가씨다.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녀리고 청순한 얼굴에 여자화장실이 붐빈다며 남자 화장실에 찾아드는 대범함을 지녔다. 두 사람은 한눈에 서로를 점찍는다.

그리고 둘. 막 연애를 시작한 두 고교생 선남선녀가 있다.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던 그때, 소녀는 병을 얻어 불쑥 떠나고 상처입은 소년은 홀로 아픔을 견디며 2년을 보낸다. 어느날 예고없이 돌아온 여자가 묻는다. "곧 죽을 여자와 연애하지 않을래?" 두렵고 가슴아프지만 그들은 사랑하기로 한다. 사랑하면 이유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하나 더하기 둘, 영화 '사랑하니까, 괜찮아'(감독 곽지균·제작 유비다임씨앤필름)는 기묘한 결합의 영화다. 물불 안가리는 고교생 연애담과 사랑에 목숨거는 구식 사랑이야기가 아무렇지 않게 공존한다. 그런 점에서 저돌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잡아채는 영화의 홍보는 정직하다. 인파로 북적이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입을 맞추는 교복 커플, 주택가 주차장에서 진한 애정 행각을 벌이는 환자복 아가씨와 킹카 남학생을 담은 영화의 두 대표 이미지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자체다.

6년만에 신작을 내놓은 중견 곽지균 감독은 멜로영화 전문가다운 안목으로 신세대식 겁없는 사랑과 통속 멜로 속 맹목적 사랑의 접점을 포착한다. 사랑한다면 죽어도 좋을 정통 멜로의 공식이 2006년의 신세대에게도 유효하다는 게 그 요지다. '너는 내 운명'을 외친 에이즈에 걸린 다방레지와 순정파 농촌총각이 지난해 300만을 울리며 입증했듯 통속멜로 속 사랑은 여전히 위력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파격적이고 신선한 설정과 전형적 불치병 멜로는 '사랑하니까, 괜찮아'에서 함께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차례로 등장해 전후반부를 각각 지배한다. 민혁과 미현의 사랑이 싹트는 초반부가 코믹하고 뻔뻔한 청춘 에피소드로 채워졌다면, 재회한 두 사람이 이별을 준비하는 후반부는 눈물뽑기 직전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이어진다. 전형성은 신선미를 넘어선다.


돋보이는 것은 신세대 사랑과 통속멜로의 접점이 아니라 생기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젊은 배우들 자체고 그들이 만들어낸 매력적인 캐릭터다. 젊은 심은하를 떠올리게 하는 임정은도 매력적이지만 여중생 여고생의 이상형을 표방한 꽃미남 킹카 지현우가 눈에 띈다.

달콤한 미소, 변함없는 순정, 지극한 헌신과 굴하지 않는 유머감각을 두루 갖춘 닭살스런 이벤트맨 민혁은 소녀들이 꿈꾸는 완벽한 남자친구 자체다. '늑대의 유혹'이 꽃미남 강동원의 팬시였다면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완벽남친' 지현우의 팬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17일 개봉. 12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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