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옥상' 표절논란

"1987년작 美 '세시의 결투'와 설정·캐릭터 비슷하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6.03.20 09:22
  • 글자크기조절
image


"리메이크입니까, 패러디입니까, 표절입니까?" "두 영화 모두 봤는데 비슷한지 모르겠는데요."

봉태규 주연의 코미디 영화 '방과후 옥상'(감독 이석훈·제작 씨네온엔터테인먼트)이 미국영화 '세시의 결투'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 사이에 이에 대한 공방이 한창이다.


지난 16일 개봉한 '방과후 옥상'은 갓 전학온 왕따학생 주인공이 학교의 '쌈장'을 모르고 건드렸다가 수업이 끝난 뒤 옥상에서 보자는 결투 신청을 받고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물. '방과 후 옥상'과 닮음꼴로 거론된 필 조애누 감독의 1987년작 '세시의 결투'는 학생기자인 주인공이 싸움꾼 전학생을 모르고 건드렸다가 3시에 주차장에서 만나자는 결투 신청을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팬들은 두 작품의 유사성을 두고 영화 홈페이지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서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세시의 결투'라는 미국 영화와 설정 그리고 캐릭터가 거의 흡사하다", "'세시의 결투'와 어떤 부분은 대사까지 똑같다"는 것이 두 영화를 봤다는 네티즌의 지적.

그러나 몇몇 다른 네티즌은 "두 작품을 보기는 한 것이냐", "잘 모르겠다"며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사이에서 영화 홍보를 위한 이른바 '알바'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


'세시의 결투'는 영화팬들 사이에서 긴장감과 재치가 일품인 '숨겨진 명작'으로 통하고 있지만 1989년 국내에서 비디오로 출시됐을 뿐이어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DVD도 출시되지 않아 현재 '세시의 결투'를 구해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제작사 씨네온엔터테인먼트 측은 20일 "영화의 시놉시스가 공개된 뒤 '세시의 결투'와 비슷하다는 네티즌 의견이 있어 제작사 측에서도 어렵사리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 봤다"며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석훈 감독을 비롯해 영화사에서도 그 전까지는 이 영화의 존재 자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에 출신된 비디오는 물론 DVD도 찾을 수 없어 어렵사리 구해서 확인한 것이 이미 촬영이 끝난 뒤였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미리 대응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봤다. 표절이라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렇게 온 것이며 앞으로도 대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