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요나라' 감독 "지금도 협박받고 있다"

日 야스쿠니 신사 문제 다룬 한일합작 다큐 김태일 감독 인터뷰

정상흔 기자 / 입력 : 2005.11.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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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 문제를 다룬 한일 합작 다큐멘터리 ‘안녕 사요나라’의 김태일 감독.

김 감독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시네코아에서 개최된 ‘안녕, 사요나라’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녕 사요나라’의 공동연출자 카토 쿠미코 감독은 지금도 협박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로 제작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오는 25일 개봉되는 ‘안녕, 사요나라’는 태평양전쟁으로 희생된 부친의 이름이 일본 야스쿠니 신사 명부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이 일본인과 함께 취하 소송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 작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운파펀드(최우수상)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작품에 대한 소감.

▶ 한일 양측 시민모임의 꾸준한 교류의 결과라고 본다.


-제작과정을 알려달라.

▶2004년 10월부터 준비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품 결과보다 과정을 소중히 생각했다. 일본 오키나와와 중국을 오가면서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작품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들었다.(웃음) 또 작품 제작에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관심이 많았다.

-제작과정 중 겪은 어려움은?

▶나는 일본어를 전혀 못한다. 일본인 인터뷰 중 바로 바로 질문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 의사소통부터 시작해 한일 양측 출연자 결정 등 양측 의견을 여러 가지 점에서 절충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보통 신뢰를 쌓고 작품을 시작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고 제작과정에서 신뢰도 쌓아가야 했다. 내가 1차 편집을 하고 한일 시민단체의 모니터링을 거쳐 조율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작품을 통해 바라는 점은?

▶작품 배급이 잘 됐으면 좋겠다. 특히 청년층이 많이 봐서 역사관 평화관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다.

-한일 제작진 양측의 갈등은 없었나?

▶한일 양측의 의견 차가 컸다. 당연하다. 양측은 역사적 배경이 엄연히 다르다. 양측이 서로 의견을 주고 받고 조절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어느 부분은 일본측이, 때로는 한국측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다큐 마지막에 젊은 일본인이 사과하는 장면은 한국인들은 이해를 하지만 일본인들은 설명이 없으면 잘 이해가 안 된다.

-작품 제목 ‘안녕, 사요나라’의 의미는?

▶작품 제목이 내용과 안 어울린다고 하기도 한다. 어두웠던 과거와 작별하고 평화로운 미래와 만나자는 뜻이다. 또 공동제작이라 한국어 일본어가 모두 들어가야 했다.

-한일 양측의 갈등을 푸는 방법은 무엇인가?

▶당연히 과거의 문제를 풀어야 현재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여전히 각국은 저마다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갈등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화로운 세상,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성숙한 각국 시민의 교류가 필수적이다. 시민들이 평화에 대한 확신을 갖고 연대하는 활동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일본 우익단체와의 물리적인 충돌을 없었나?

▶카토 쿠미코 감독은 지금도 협박전화를 받고 있다. 제작중에도 물리적인 폭력 행사가 간혹 있었다.

-이 작품이 전에도 국내에서 상영됐나?

▶지난 8월 국회에서, 올해 부산영화제, 인디다큐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원래 국내에서는 다큐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

-작품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우리의 과거청산 문제 등을 넣고 싶었지만 시간관계상 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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