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겐의 반지’, 여전사 로큰의 불같은 열연

정상흔 기자 / 입력 : 2005.10.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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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재물을 한꺼번에 얻을 수는 없는 것일까? 독일 전래 신화를 극화한 영화 ‘니벨룽겐의 반지’(감독 울리히 에델)는 저주가 서린 재물을 향한 탐욕으로 인해 사랑과 목숨을 모두 잃는 독일 지그프리드 왕자의 비감한 삶을 그린 작품.

‘니벨룽겐의 반지’ 설화는 13세기말 서사시 ‘니벨룽의 노래’, 또 독일 작곡가 바그너가 26년에 걸쳐 4부로 제작한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로 그려지기도 했다.


앵글로 색슨족의 침입으로 부모를 잃은 잔텐 왕국의 왕자 지그프리드(벤노 퓨어만 분). 그는 자신을 구해준 대장장이의 손에 자라난다.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진 어느 날, 지그프리드는 운명적인 여성 브룬힐드(크리스타나 로큰 분)를 만나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다.

지그프리드는 이후 군터 왕국의 용을 물리치면서 보물과 니벨룽겐의 반지를 얻지만 그 반지 때문에 신들의 저주를 받게 된다. 자신을 연모하는 크림힐드(알리시아 위트 분) 공주가 권하는 사랑의 묘약을 마신 뒤 지그프리드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것. 또 크림힐드의 오빠 군터 왕(사무엘 웨스트 분)은 브룬힐드와의 결혼을 도와달라고 지그프리드에게 부탁하는 비극이 시작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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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신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역동적인 스토리 라인과 무게감 있는 영상, 풍요로운 캐릭터로 중무장했다. 또 서사시다운 절절한 대사와 배우들의 감정선 깊은 연기력은 런닝 타임 내내 관객의 가슴을 쉴새없이 두드려댄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아이슬랜드 여왕 브룬힐드 역을 맡은 크리스타나 로큰의 펄펄 뛰노는 여전사 이미지. 크리스타나 로큰의 불같은 열연은 이 작품을 지그프리드의 이야기가 아닌 브룬힐드의 것으로 단단히 틀어버렸다.

영화 ‘2020 파이터’ ‘에어 패닉’ ‘터미네이터 3’ 등을 통해 전투적인 감각을 단련시켜온 크리스타나 로큰은 이 영화에서 온전히 집중한 사랑이 좌절되자 서릿발 같은 분노로 가득한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하는 브룬힐드 역에 온몸으로 돌진했다.

사투를 벌여 자신을 누르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양날도끼를 휘두르는 이 여성. 내면은 순정으로 가득하지만 활활 타오르는 질시를 참을 수 없어하는 브룬힐드는 분명 두려우면서도 상대방을 장악하는 팜므 파탈의 새 유형이다.

영화 ‘육체의 증거’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연출자 울리히 에델 감독이 연출했다. 28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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