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일까요’, 미국판 “A형남자 B형여자”

정상흔 기자 / 입력 : 2005.05.0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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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일까요’(감독 나이젤 콜)는 즐겁고 유쾌한 만남을 갖고 있지만 상대방을 짝으로 확신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커플들에게 맞춤한 영화다.

침착하고 계산적인 남자 올리버(애쉬틴 커처)와 자유분방하고 감정적인 여자 에밀리(아만다 피트)는 한마디로 ‘미국형 A형 남자, B형 여자’. 두 사람은 공항에서 만나자마자 뉴욕행 비행기 화장실 안에서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지만, 다음날 남자는 수줍게 호감을 표하고 여자는 시큰둥하다.


시간이 튀어 3년 뒤. 함께 살던 작가와 갑작스럽게 헤어진 여자는 남자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한해의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낸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보다 여전히 미래에 대한 계획과 걱정만 앞서 총총히 떠나버린다. 이들의 만남은 이런 식이다.

첫눈에 자신의 인연을 알아차린다면 얼마나 효율 만점일까? ‘우리, 사랑일까요’의 계획쟁이 남자와 천방지축 여자는 상대방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는데 자그마치 7년이나 소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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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으면 웃음이 멈추지 않지만 가치관이 다르고 자신의 감정을 몰라 서로의 주변을 맴돌기만 하는 그들. 그런데 남녀간의 이러한 익숙한 밀고당기기가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는 아마도 쉴새없이 장난치고 표정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아만다 피트의 아우라가 극 전체를 뒤덮고 있는 데서 기인하는 듯.

2003년작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감독 낸시 마이어스)에서 대선배 다이안 키튼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이 보석같은 여배우는, 이 작품이 깔아준 멍석 위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배역의 매력을 찬란하고 신명나게 발산했다.

톱스타 데미 무어의 연인 애쉬튼 커처 또한 휴 그랜트로 대표되는 로맨틱 코미디의 꽃미남 왕좌를 이어받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듬직한 체격에 비해 2% 부족해 보이는 표정과 몸짓은 오히려 여성관객을 끄는 데 플러스가 될 듯하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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